구미·칠곡, 영천·경산 등 대구 인접 시·군과 대구 도심을 빠르게 연결하는 간선급행버스체계(BRT)를 두고 대구시가 고민에 빠졌다.
정부는 내년부터 전국 7대 광역시에 BRT 도입을 추진 중이지만 수도권 위주의 설치 기준 때문에 대구지역은 적합한 노선을 찾기 힘들다는 것.
대구시는 최근 대구 광역권 BRT 기초조사 용역 중간 보고회를 열고 우선 추진 노선의 타당성 여부를 조사했다.
이번 기초조사는 대구와 왜관·구미, 영천·경산 등을 연결하는 대중교통망을 보강하고 대구테크노폴리스와 달성 2차산업단지 등 대규모 개발사업이 산재한 달성군을 잇는 교통망을 구상하기 위한 것이다. 대구광역권은 구미, 경산, 영천, 칠곡, 고령, 창녕, 군위, 청도 등 8개 시·군과 대구 달성군 등이다.
중간보고 자료에 따르면 도시 여건과 통행 특성, 장래 개발 계획 등을 고려한 결과 대구 도심과 달성군을 잇는 달성축과 대구와 영천·하양·경산을 잇는 영천·경산축, 구미·왜관·칠곡과 대구를 잇는 구미·칠곡축 등 3곳이 BRT 노선에 적합한 것으로 분석됐다.
대구시 인접 시·군 중 대구와 통행량이 가장 많은 지역은 경산시로 하루 30만8천764명이 통행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구미~칠곡 통행량도 하루 11만638명에 달했고, 대구~칠곡군이 5만5천518명, 대구~고령군 4만2천170명, 대구~구미시 4만413명 순이었다.
그러나 시는 중앙버스전용차로를 설치해야한다는 국토해양부의 설계지침 때문에 적합한 노선을 찾지 못하고 있다. 대구시내에 중앙버스전용차로를 설치할 수 있는 구간이 극히 제한적인데다 대구 인접 시·군을 잇는 국도 대부분이 6차로 미만이어서 전용차로를 설치하려면 국도를 확장해야한다는 것. 엄청난 예산 부담과 공사 기간이 필요한 셈이다.
실제 대구경북연구원이 남북축 3곳과 동서축 3곳, 순환축, 외부축 등 15개 구간을 점검한 결과 중앙전용차로에 필요한 최소 차로인 6차로 미만 구간이 7.7km에 이르렀다. 또 중앙버스전용차로의 기준으로 ▷시간당 버스통과대수 70대 이상 ▷도시철도와 중복도가 50% 미만 ▷버스 승객수요가 시간당 3천명 이상 등에 맞는 구간은 세방지하차도~무열대삼거리, K2~수성못 네거리 등 2곳에 불과했다.
교통 전문가들은 "중앙버스전용차로를 혼잡이 덜한 도로에 설치할 경우 사회적 손실이 더 크고 버스 속도의 개선 효과를 보기 힘들다"며 "4차로 도로에 중앙전용차로를 설치하면 극심한 교통 정체를 피할 수 없고 정부가 세운 BRT 기준은 수도권 위주로 지방에서는 적합한 지역이 전국적으로 단 한군데도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대구시 관계자는 "국토부가 아직 지역 여건에 맞는 BRT노선 기준을 마련하지 못한 상태"라며 "정부와 협의를 계속하는 한편 현행 급행버스체계를 보완해 도심 급행버스 개념을 원거리로 확대하는 방식도 고려할 것"이라고 밝혔다.
장성현기자 jacksoul@msnet.co.kr
◆간선급행버스체계란?
간선급행버스는 도심과 외곽을 잇는 주요 간선도로에 버스전용차로를 설치해 급행버스가 운행되는 교통시스템이다. 요금정보시스템과 승강장·환승정거장·환승터미널·정보체계 등 지하철도의 시스템을 버스운행에 적용한 것으로 '땅 위의 지하철'로 불린다. 2005년부터 서울과 대전광역시에 시범적으로 시행되고 있으며 2010년부터 전국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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