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돈이 보인다]돈 모으는 법

'멀티태스킹 증후군'이라는 게 있다. 여러 가지 일을 동시에 처리하려 할 경우 오히려 혼선만 생기고 능률은 확 떨어진다는 심리학 용어다. 마치 실행 창을 여러 개 띄운 컴퓨터 운용 프로그램이 갑자기 먹통이 되는 것과 비슷하다. 재테크에도 유사한 상황이 빚어질 수 있다.

월급 통장으로 세금도 내고 곗돈을 꺼내고, 카드 할부금도 갚고, 이도 모자라 주식과 펀드 투자 자금까지 인출한다면 십중팔구 그 통장은 과부하가 걸린다. 이런 혼선을 막으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전문가는 이에 대해 제일 먼저 해야 할 일은 통장부터 분리해야 한다고 말한다. 매월 생활비로 쓸 돈을 넣어두는 통장과 10년, 20년 뒤를 염두에 둔 저축과 투자 통장을 따로 만들어야 한다.

아이가 있는 집이라면 자녀 교육비나 독립자금을 따로 모으는 통장도 꼭 필요하다. 다만 통장이 너무 많아도 문제가 될 수 있다. 공과금 등 각종 결제대금이 나가는 통장은 하나로 통일하는 게 좋다. 결제 계좌가 많을수록 연체 확률도 커진다. 투자할 때에도 목적과 형태에 따라 '전용도로'를 각각 따로 내야 한다. 이때 필요한 세 개의 주머니야말로 많은 미국인들이 은퇴를 준비할 때 쓰는 재테크 노하우라고 소개했다. 세 개는 바로 저축형 주머니(생계형), 트레이딩주머니(오락용), 자산형성 주머니(노후 대비용)다.

국내 전문가의 구체적 설명에 따르면 저축형 주머니는 누구가 갖고 있어야 하는 단기 자금 보관처다. 여기엔 몇개월치 생활비, 자녀학자금, 비상금 등을 넣어둔다. 언제나 찾기 쉽게 써야 하기 때문에 예금이나 머니마켓펀드(MMF) 등에 넣어둔다. 트레이딩 주머니는 주식'채권 등을 단기간에 사고팔아 수익을 내려는 종자돈을 넣어두는 곳이다. 좀 공격적인 투자로 단기간에 승부를 거는 돈을 넣어두는 '실탄 창고'라고 생각하면 된다. 다만 잘못된 투자로 원금을 날릴 수도 있는 만큼 통상 보유 자산의 20%를 넘지 않는 게 좋다. 가장 중요한 것은 자산형성 주머니다. 이 주머니는 자녀 양육비나 결혼 비용, 주택 구입 자금, 은퇴 뒤 생활 자금 등 '생애 설계'를 짜는데 가장 필요한 주머니다. 주로 주식형 펀드 등 장기'분산 투자를 통해 돈을 굴리는 방식으로 운용하는 게 좋다.

이런 식으로 주머니를 나누면 생활비 통장에서 돈을 꺼내 펀드에 투자하는 식의 신호위반 행위는 자연스럽게 사라진다. 돈은 모으려 생각해도 좀처럼 모이지 않기 때문에 즐기면서 돈을 모으려면 막연하게 모으던 돈을 우선 정리할 필요가 있다고 충고한다.

일본의 야마구치 자산관리 컨설턴트는 돈을 사용하는 목적에 맞춰 정리해야 한다며 '3개의 지갑'으로 돈 관리를 하라고 구체적인 방법을 말한다.

우선 생활비 2, 3개월 분을 수시입출금이 가능한 첫번째 지갑인 보통예금 계좌에 넣는다. 생활비를 쉽게 넣고 뺄 수 있도록 자동입출금기를 사용할 수 있어야 하며 급여이체 계좌가 적당하다. 첫번째 지갑의 특징은 쉽게 입출금이 가능한 높은 유동성이다. 단기에 사용하는 돈이기 때문에 줄어들면 곤란하며, 환금성이 나빠지는 것도 경계한다.

이 계좌에는 돈을 막연히 넣어두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있으면 용도에 맞게 사용하고 적절히 사용할 수 있어야 한다. 문제는 갑작스런 지출이나 비교적 큰액수의 돈에 대해 대응할 수 없는 경우다. 이를 위해 첫번째 지갑의 보통예금 계좌에 정기예금을 설정한다. 이럴 땐 일시적으로 잔고가 적어져도 예금담보 대출이 가능하다. 모으는 기준은 생활비의 1~2개월 분이다.

두번째 지갑은 5년 이내 사용할 돈을 모으는 곳이다. 미리 사용할 용도를 알고 있지만 갑자기 준비할 수는 없는 큰돈을 모으는 지갑이다. 자동차 구입비 혹은 교체비, 자녀 대학입학금, 부모 칠순기념 여행, 자택 리모델링, 값비싼 가전제품 교체 등에 이용될 수 있다. 주식 투자로 손실을 보게 될 때 이를 보전할 수 있는 현금으로 돈이 필요하다면 두번째 지갑이 요긴하게 사용된다.

세번째 지갑은 5년 이상 사용하지 않을 돈을 모으는 곳이다. 국공채, 해외채권, 주식, 투자신탁, 외화예금, 순금투자 적립금 등 은퇴 이후 노후 생활을 위해 반드시 필요한 돈이다. 포트폴리오를 구성하는 차원에는 다양한 자산 운용상품에 투자해서 리스크를 분산시켜야 한다. 세번째 지갑이 두둑해지면 자신이나 가족의 미래에 대해 선택할 수 있는 사안이 늘어난다. 학자금 보험으로 최저 교육비를 모으고, 나머지로 세번째 지갑을 늘리면 해외 유학을 위한 밑천도 마련하게 된다.

끝으로 "적은 돈이라도 하루라도 일찍 시작하면 세개의 지갑을 통한 돈관리는 자산운용의 첫 걸음이 된다"고 덧붙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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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드VIP자산관리㈜ 본부장 노경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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