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 내수 확대로 대외의존도 낮춰야

우리 경제의 대외의존도가 갈수록 커지고 있다. 지난해 국민소득에서 대외무역(수출+수입)이 차지하는 비중인 무역의존도는 92.3%를 기록, 사상 처음으로 90%를 넘어섰다. 이는 93개 조사 대상국 중 11번째, 아시아에서는 6번째로 높은 것이다.

무역의존도가 이처럼 급등한 원인은 원/달러 환율 급등 때문이다. 환율 급등으로 달러 표시 국내총생산은 크게 줄어든 반면 수출입은 크게 늘면서 무역의존도가 높아진 것이다. 정부는 올해 환율이 낮아지고 있어 무역의존도도 다시 내려갈 것으로 보고 있다. 이는 그만큼 우리 경제가 외부 여건 변화에 크게 영향을 받는 구조라는 것을 뜻한다.

이는 외부 여건의 뒷받침 없이 우리의 노력만으로는 한계가 있다는 얘기다. 윤증현 기획재정부장관도 "위기의 원인이 우리에게 있지 않았으나 외부의 충격에 너무 쉽게 흔들렸다"며 이를 시인했다. 무역의존도가 높은 국가가 대외변수에 얼마나 취약한지는 무역의존도가 348.4%로 세계 2위인 홍콩의 올해 경제성장률이 지난해보다 3.0% 감소할 것이란 세계은행 전망에서도 잘 확인된다.

결국 우리 경제가 대외의존형 경제 구조에서 벗어나 안정적인 성장을 지속하기 위해서는 내수를 키우는 수밖에 없다. 정부도 이 같은 문제점을 인식하고 내수시장 확대를 위한 정책을 펴왔으나 효과는 미미하다. 국내총생산 대비 제조업 비중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0개 회원국 중 1위인 반면 내수를 뒷받침하는 서비스업 비중은 29위에 그치고 있다. 2006년까지 50~60%를 유지했던 무역의존도가 2007년 69.4%로 70%에 육박했고 지난해에는 90%를 넘어선 것은 결국 내수 확대를 위한 효과적인 정책 대안이 부재했음을 뜻한다. 이제 내수시장 확대는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과제가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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