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시민기자] 대구 서부정류장엔 사랑의 밥차

시각장애인 연합회 예술단원 봉사

대구 시각장애인 산하 예술단원들이 사랑의 빨간 밥차를 운영하면서 자원봉사자들과 함께 어르신들에게 따뜻한 점심을 배식하고 있다.
대구 시각장애인 산하 예술단원들이 사랑의 빨간 밥차를 운영하면서 자원봉사자들과 함께 어르신들에게 따뜻한 점심을 배식하고 있다.

"너무 고맙죠. 우리한테 한끼는 보약보다 좋아요." "몸이 불편하신데도 봉사해주니 감사할 따름입니다." "진수성찬이 따로 없습니다. 맛있게 잘 먹고 가니더."

매주 목요일 대구시 남구 서부정류장 광장에는 어김없이 사랑의 빨간 밥차가 나타난다. 5일 오전에도 어르신 등 수백명이 빨간 밥차를 중심으로 따끈한 밥 한끼를 드시기 위해 긴 줄이 이어졌다. 어르신들은 점심을 먹고 나면 한결같이 고맙다는 인사말을 잊지 않았다.

사단법인 대구 시각장애인 연합회 산하 15명으로 구성된 예술단원이 7년째 이곳을 찾는 사람들에게 사랑의 밥차를 운영해 무료로 점심을 제공하고 있는 것. 이날 점심은 밥과 된장국, 김치, 과일샐러드 등 600인분이었다.

전동스쿠터를 타고 매주 이곳을 찾는다는 강승희(76·달서구 두류2동) 할아버지는 "몸이 불편해 줄서기도 힘들지만 봉사자들이 먼저 알아서 밥을 갖다 줘 너무 고맙다"며 즐거워했다.

최영진(53·시각장애인 5급·달서구 본동) 예술단장은 "처음 시작할 때는 모든 것이 힘들었다. 차례도 지키지 않고 먼저 배식 받으려고 싸움도 하곤 했다. 이제는 알아서 급식을 하며 봉사해주는 분들도 있으니 많이 좋아졌다"고 말했다.

서정환(시각장애인 3급) 예술단 부장은 "사회에서 우리는 늘 도움만 받고 살아왔는데 힘들지만 우리도 남을 위해 할 수 있는 일을 하자"며 사랑의 밥차를 운영하게 된 계기를 설명해주었다.

김재순(69·여·동구 효목동) 봉사단원은 "처음엔 부식비를 마련하기 위해 예술단원이 길거리 풍물공연을 하기도 하고 회원들이 십시일반 정성껏 성금을 모아 식사를 대접했다"며 운영 초기 어려움을 전했다.

예술단은 월·화요일에는 두류공원, 목요일에는 서부정류장에서 매주 3차례 2천500명에게 무료급식을 하고 있다. 올해 4월 사랑의 열매와 비씨카드가 5톤짜리 새로운 밥차를 마련해줘 큰 도움이 됐으며 희성전자(주)에서도 꾸준한 후원을 아끼지 않는다고 했다.

사랑의 빨간 밥차는 겨울이 오면 날이 추워져 두류네거리 LPG 충전소 건물 2층 실내로 옮겨 계속 무료급식소를 운영하게 된다고 전했다.

글·사진 권오섭 시민기자 imnewsmbc1@korea.com

도움·김동석기자 dotory125@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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