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오전 7시 35분쯤 범죄신고 전용전화 '112'로 한 통의 전화가 걸려왔다. "늦잠을 잤어요. 도와주세요" 다급한 목소리로 도움을 청한 이는 수험생 A양. 입실 완료시간까지 남은 시간은 불과 35분. 북구 동천동에서 서구 중리동 고사장까지는 너무 먼 거리였다. A양은 경찰 순찰차 덕분에 무사히 시험장에 도착했다.
대학수학능력시험이 치러진 12일, 올해도 어김없이 경찰의 수험생 '수송대작전'이 펼쳐졌다. 갈고 닦은 실력을 펼쳐보지도 못하고 접을 뻔 했던 수험생들의 'SOS'에는 황당하고 안타까운 사연들이 많았다.
수험생 B군은 버스 안에서 잠이 들었다가 목적지인 정화여고(수성구 범어4동)를 한참이나 지나쳤다. 수성구 시지동에서 발만 동동 구르고 있던 B군은 오전 8시쯤 출동한 경찰의 도움을 받아 무사히 고사장으로 이동했다.
이날 오전 6시 30분쯤 수험표를 집에 두고 온 C양은 경찰 순찰차를 타고 집으로 돌아가 수험표를 챙긴 뒤 다시 고사장인 수성구 수성동1가 남산고까지 되돌아왔다. 오전 7시쯤에는 중구 대신동 계성고 앞에서 특별교통근무 중이던 경찰관이 수험표 1장을 발견, 주민조회로 수험생 부모와 통화해 시험장을 확인하고 달서구 송현동 달서공고까지 수송했다. D군은 시험 하루 전날 포항에서 자취하는 친구집에서 자고 가려다 지갑을 잃어버리면서 교통편을 구할 수 없게 되자 순찰차를 얻어 탔다.
'점심 도시락 구매작전'도 펼쳐졌다. E군 등 4명의 수험생은 시험장 인근에 식당이 없어 오전 7시50분쯤 112순찰차를 타고 분식집을 찾아 김밥을 살 수 있었다. 경찰은 기면증이 있는 F군이 약을 챙기지 못하자 약을 구해 시험장(구미고)까지 전달했다.
G군은 오전 7시 35분쯤 칠곡에서 시내방향으로 정체가 되자 112에 신고해 동구 신천동 청구고에 도착했다. H군은 오전 7시 50분쯤 경북 경주시 노서동 시외버스터미널에서 택시를 잡지 못해 애를 태우다 지나던 112순찰차량의 도움으로 제시간에 입실을 마쳤다.
대구경북경찰청에 따르면 이날 112신고 전화 등을 통해 순찰차나 사이드카를 타고 고사장까지 이동한 학생은 모두 99명(대구 67·경북 32)이었다.
조문호기자 news119@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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