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메기의 계절이 돌아왔다. 최근 들어 냉동 건조 및 포장 유통 기술이 발달해 사시사철 과메기를 맛볼 수 있지만 그래도 과메기는 겨울에 먹어야 제맛이다. 물미역에다 잘 건조된 과메기와 된장 찍은 마늘, 실파를 얹고 초고추장을 묻혀 한입 물면 수라상이 부럽지 않다. 김에 싸서 겨자를 넣은 간장에 찍어 먹어도 좋다. 소주 한잔 곁들이면 금상첨화(錦上添花)이고.
구룡포를 중심으로 한 동해에는 예로부터 청어잡이가 활발해 잡은 청어를 겨우내 냉훈법이란 독특한 방법으로 얼렸다 녹였다 하면서 건조시킨 것이 과메기이다. 찬바람이 세지면 바깥에 내다 걸어 밤에는 냉동을, 낮에는 해동을 거듭하면서 수분 함유량이 40% 정도 되도록 말렸다.
과메기라는 말은 청어의 눈을 꼬챙이로 꿰어 말렸다는 관목(貫目)에서 유래한다. '목'을 구룡포 방언으로 '메기'라고 발음하여 관목이 '관메기'로 변하고 다시 ㄴ이 탈락하면서 '과메기'로 굳어졌다고 한다.
현재 과메기의 재료는 거의 꽁치이다. 그것도 주로 북태평양 북해도 부근 해역에서 봉수망으로 어획한 것들이다.
청어나 꽁치는 원재료일 때보다 과메기가 됐을 때 영양가가 더 풍부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과메기로 만들었을 경우 어린이 성장과 피부미용에 좋은 DHA와 오메가3지방산의 양이 상당히 증가한다. 또한 과메기로 만들어지는 과정에서 핵산이 점점 많이 생성되어 피부 노화, 체력 저하, 노쇠 방지에 효능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비타민은 소고기의 12배, 칼슘은 소고기의 4배여서 중년 남성 및 갱년기 여성들에게 특히 좋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고 한다. 고혈압, 심근경색, 동맥경화에 좋으며 아스파라긴산이 있어 숙취 해소에도 도움을 준다.
과메기는 경북 동해안 이외에선 잘 알려져 있지 않다가 최근 몇 년 사이에 포항시와 업계 종사자들의 노력, 언론의 집중적인 홍보에 힘입어 전국적인 식품으로 올라섰다. 해외에서도 과메기 인지도가 높아졌다.
이 과메기를 전국에 알리는 '구룡포 특산품 축제'가 14, 15일 구룡포 일원에서 열린다. 과메기뿐만 아니라 대게, 오징어, 문어 등을 싼 가격에 구입할 수 있고 다양한 공연 및 체험 행사도 즐길 수 있다. 수능시험 준비하느라 고생한 자녀, 뒷바라지한 남편과 부인 모두 주말 구룡포 특산품 축제장으로 달려가 보자.
최정암 동부본부장 jeongam@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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