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 실내 사격장 참사, 밀폐공간 화재 대책 서둘러라

부산의 실내 실탄사격장 화재로 10명이 숨지고 6명이 중화상을 입었다. 사망자 중 8명이 일본인 관광객이고 두 명은 관광 가이드와 사격장 종업원이다. 희생자들의 명복과 부상자들의 쾌유를 빌면서 우리 사회의 안전 불감증을 되돌아보지 않을 수 없다.

일본 언론들은 이 사건을 크게 보도하며 안전 소홀과 방재 시설 미비가 참사를 불렀다고 꼬집었다. 이 지적처럼 짧은 시간에 인명 피해가 많은 원인은 실탄사격장이 방음에만 초점이 맞춰졌을 뿐 화재엔 사실상 무방비 상태였기 때문이다. 사격장은 화재 위험이 큰데도 불연성 소재 사용을 의무화하거나 비상구를 확보하도록 정해 놓은 규정조차 없는 것이다. 다중이용시설이 아니어서 스프링클러를 설치할 필요도 없었다. 이달 초 소방서가 안전점검 양호 판정을 한 곳에서 대형 참사가 빚어진 것도 이해하기 어렵다.

출입구까지 10m도 안 되는 공간에서 대형 참사가 빚어지고 불나기 2분 전 폐쇄회로TV가 고장이 나는 등 의문점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 폭발 사고 가능성도 제기되는 만큼 경찰은 철저한 수사로 발화 원인은 물론 인명 피해가 많은 까닭 등을 명확하게 밝혀내야 할 것이다. 사고가 난 실내사격장처럼 성인오락실, 고시원, 노래방 같은 밀폐공간에서 화재가 빈발함에 따라 그에 맞는 화재 예방책도 서둘러야 한다. 실내사격장처럼 다중이용업소에 포함되지 않아 화재 예방 사각지대에 방치된 밀폐공간이 더 없는가를 살펴 대책을 마련해야 하는 것이다.

30대 아들을 잃은 한 60대 일본인 아버지는 원인 규명을 철저히 해서 이런 사건이 다시는 일어나지 않게 해달라고 우리 정부에 당부했다. 우리 국민 모두 같은 심정이다. 귀중한 사람의 목숨을 어처구니없는 사고로 잃는 일이 다시는 되풀이되지 않도록 정부 차원에서 대책을 마련할 것을 촉구한다.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