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6월 20일 지방선거가 치러진다. 7개월여 남았다. 대구시장 경상북도지사 대구시교육감 경북도교육감을 비롯 광역·기초 지방의원도 뽑는다.
국회는 국정감사를 끝내고 예산 국회가 한창이다. 정부가 제출한 예산안을 상임위별로 심의하고, 예결위로 넘겨 내년 정부 예산안을 확정한다. 한나라당의 목표는 정기국회 마지막날인 12월 9일까지 예산 국회를 끝낸다는 전략이다. 그 이후 정국은 지방선거에 초점이 맞춰진다. 지방은 물론 서울까지 지방자치의 축제 속으로 빠져들게 된다. 편집자주
◆고령군수
'포스트 이태근'으로 확실하게 각인되는 인사가 없다. 이태근 군수가 '강한 리더십'을 바탕으로 3선 가도를 달리면서 다른 인물이 정치적으로 성장할 수 있는 토대가 마련되지 못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현재 거론되고 있는 출마 예상자 중에도 뚜렷하게 부각되거나 앞서가는 인물이 없다. 지역 정가에서는 깜짝 카드로 '의외의 인물'이 등장할 가능성이 있다는 얘기도 흘러나온다.
한나라당 공천의 주인공이 누구냐가 관심이다. 이 군수가 지난 선거에서 무소속으로 출마해 당선된 전력이 있지만 이는 개인의 인기와 탄탄한 조직이 뒷받침됐기에 가능했다. 따라서 내년 선거에서는 한나라당 후보가 승리할 가능성이 점쳐진다. 출마예상자 대부분이 한나라당 공천을 원하는 이유다.
이 군수의 영향력 행사 여부도 관심이다. 퇴임 후 어떤 식으로든 내년 선거에 영향력을 행사할 것이란 여론이 만만치 않아 출마 예상자들은 이 군수의 언행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공천권을 쥐고 있는 이인기 의원(고령·성주·칠곡)과 이 군수가 공천 국면에서 어떻게 협력할지도 관심거리다. 지난 선거 이후 불편한 관계를 유지해왔지만 최근 들어 겉으로는 오월동주(吳越同舟) 상황을 연출하고 있다는 것이 지역 정가의 분석이다. 이 의원은 탄탄한 지역 기반을 갖고 있는 이 군수를 무시할 수 없고, 이 군수 역시 향후 정치적 필요에 의해 서로의 끈을 놓치 않고 있다.
선거를 준비하고 있는 인사는 곽광섭 고령군의원, 박영화 경북도의원, 정재수 전 고령부군수 등 3명.
재선인 곽 의원은 뚜렷한 의정활동 성과를 내세우며 지역 행사와 모임에 참석하는 등 적극적으로 활동하고 있다. 지난 총선에서 친박연대로 출마했던 이인기 국회의원을 돕기 위해 동반 탈당까지 한 '의리'를 내세우며 공천을 자신하고 있다. 박 도의원은 25년 공무원을 지낸 행정 경험과 도의회 의정활동 등 경륜을 강조하며 지지기반을 넓혀가고 있다.
정 전 부군수는 36년간 행정 경험과 노하우를 지역 발전을 위해 쏟아붓겠다며 지난해 가을 명예퇴직을 하고 일찌감치 출마 준비를 해오고 있다. 정 전 부군수는 '이심'(이 군수의 지지)이 자신에게 있다고 확신하고 있다. 이 때문에 군 현안 사업의 연속성을 강조하며 분주히 움직이고 있다.
한편 대구시 국장을 지낸 한 인사와 지역의 한 사무관급 인사도 자천타천으로 출마 여부를 고민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고령·최재수기자 biochoi@msnet.co.kr
이창환기자
◆군위군수
복잡한 양상으로 전개되고 있다. 무소속 강세라는 독특한 정치 토양과 일부 한나라당 성향 출마 예상자들이 계파색을 뚜렷하게 드러낸다는 점에서 예측이 쉽지 않다.
공천 포인트는 3가지로 압축할 수 있다. 첫째는 계파다. 공천을 두고 친이와 친박 인사가 치열하게 경쟁을 벌이는 탓에 어느 쪽이 승리할 것인지가 관심이다. 둘째는 지난 지방선거와 총선처럼 무소속 강세가 이어질지 여부다. 지난 선거에서 박영언 군수가 무소속으로 출마해 한나라당 후보를 꺾고 3선에 성공한 전례가 있다. 정해걸 한나라당 의원(군위·의성·청송)도 지난 총선에서 무소속으로 출마해 당선됐다. 셋째, 박 군수가 미칠 영향력도 관심이다. 박 군수가 특정 후보를 지원할 경우 선거 판도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는 시각이 많다.
군위군수를 겨냥해 출마 의사를 밝힌 인사는 현재 4명 정도.
지난 선거에서 한나라당 후보로 출마해 박 군수에게 고배를 마신 장욱 한나라당 군위군 운영위원장은 일찌감치 재도전을 선언했다. 장 위원장은 지난 총선에서 친박인 정해걸 의원을 도왔다. 현역 의원이 공천을 주도하는 지방선거의 특성상 자신이 한나라당 공천을 받을 가능성이 훨씬 높다고 주장하고 있다.
김하영 한나라당 경북도당 정책자문위원은 지난 대선 경선에서 이명박 후보 군위군선대위 본부장을 맡았던 친이 인사다. 18대 총선에서는 경북도당 선대위원, 군위군 선대본부장을 맡았다. 2007년부터 군위군 새마을회장직을 맡고 있다. 김 위원은 지역의 대표적인 친이 인사라는 점이 공천에 유리하게 작용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친박인 장 위원장과 친이인 김 위원 간의 공천 경쟁을 두고 지역에서는 '김&장의 전쟁'이라 부르기도 한다.
김영만 경북도의회 농수산위원장은 일찌감치 무소속 출마를 공식 선언하고 표밭 관리에 분주한 나날을 보내고 있다. 김 위원장은 "조상 대대로 400년을 살아왔다. 인구가 많지 않은 탓에 주민들 속사정까지 알고 있어 무소속이라도 불리하지 않다"고 자신했다. 오규원 전 군위군 농업기술센터 소장도 지역의 크고 작은 행사에 얼굴을 내밀며 선거에 나설 움직임이다.
군위·이희대기자 hdlee@msnet.co.kr
이창환기자 lc156@msnet.co.kr
◆예천군수
'CEO형' 군수를 선호하는 여론과 '행정 전문가'를 뽑아야 한다는 여론이 팽팽하다. 출마 예상자 모두 이 같은 정서를 감안해 자신이 적임자라고 주장하고 있다. 표밭을 누비고 있는 인사는 7명 정도. 한 명을 빼고 모두 한나라당 공천을 희망하고 있다.
이한성 의원(문경·예천)이 최근 경선을 통한 후보 결정 의사를 밝히면서 출마 예상자들도 덩달아 바빠졌다. 본선에서는 한나라당 후보와 친박계 무소속 후보, 김 군수의 지원을 받는 무소속 후보, 순수 무소속 후보 등이 경쟁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역 정가에서는 관계가 원만치 않은 이 의원과 김수남 군수 간에 벌일 한판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총선에서 이 의원은 김 군수의 동생인 김수철씨와 대결을 벌였고, 형의 지원을 등에 업은 김씨가 문경에서 크게 져 낙선했지만 예천에서는 이 의원을 눌렀다.
김학동 전 푸른학원 이사장은 현재까지 '김 군수의 마음'을 가장 많이 얻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하지만 최근 한나라당 공천까지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으려는 행보를 하면서 김 군수 측근 인사들로부터 곱지않은 시선을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오창근 한국도로공사 이사는 지난 선거에서 김 군수와 맞대결을 펼쳐 유효표의 40% 이상을 획득하며 선전한 전력을 자신감으로 내세우고 있다. 경찰 출신으로 예천 서장을 지내 지역 사정에 밝고 행정 경험이 풍부한 점이 강점이다. 경선에서 박근혜 전 대표를 지지해 예천에서 '친박 거물'로 통한다. 중앙당 친박계 인사들과도 두터운 친분을 유지하고 있다고 한다.
이현준 경북도의원은 한나라당을 지켜온 충성파임을 자임한다. 총선에서 이 의원이 당선되는 데 적잖은 역할을 맡아 지역에서 최측근으로 분류, 일각에서 "한나라당 공천은 이현준 의원의 것"이라는 말이 나돌기도 했다. 경북도청을 예천·안동으로 이전하는 데 역할을 했고, 도의회 도청이전지원특위위원장이라는 점을 부각시키고 있다.
윤영식 경북도의원은 공정하고 깨끗한 경선이 보장될 경우 경선 승리를 장담하고 있다. 최명환 전 예천 교육장은 35년여를 예천 교육계에 몸담아 오면서 쌓아온 인맥을 무기로 공천 경선에 나설 각오다. 전반기 군의회 의장을 맡았던 남시우 의원은 지역 사정에 누구보다도 밝다는 점을 내세우고 있다.
무소속 출마 의사를 밝힌 전우대 대창 중·고 총동창회장은 한나라당 공천에 목을 매고 있는 타 후보들과의 차별성를 강조하고 있다. 예천·엄재진기자 2000jin@msnet.co.kr 이창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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