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말을 이용해 가족과 함께 경주 관광을 다녀온 김모(55·대구시 수성구 범물동)씨는 불쾌한 경험을 했다. 우선 입구에서 성인 1인당 1만8천원이란 비싼 관람료에 한참을 망설였다.
돌아가자는 의견도 있었지만 '비싼 만큼 값어치가 있겠지' 하는 마음으로 4인 가족 요금 7만2천원을 내고 입장했다. 그러나 김씨 가족의 기대는 오래가지 못했다. 메인공연으로 내세운 '천괘의 비밀'은 출연진이 부족해 썰렁한 느낌이 들었고 마상무예는 관람객들의 눈높이를 따라가지 못했다.
김씨는 "모처럼 경주 관광으로 가족들과 좋은 시간을 가질 수 있었는데 밀레니엄파크에서 기분이 상했다"고 말했다.
#경주에 사는 이모(48·경주시 성건동)씨는 드라마 선덕여왕이 인기를 끌면서 힘든 한 해를 보내고 있다.
촬영지인 신라밀레니엄파크를 구경하려는 친척들의 경주 관광이 잦아지면서 주머니 사정이 열악해진 것. 친척들의 입장료는 물론 매번 1만5천원의 금액을 주고 들어가기 때문에 금전적인 부담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대부분의 관광지는 경주시민들에게 무료관람을 시켜주지만 밀레니엄파크는 불과 20%의 금액만 감해준다.
공원 측은 2번 이상 오는 시민들에게는 50% 할인 혜택을 주지만 대다수 시민들은 이를 모르고 있다.
이씨는 "관광객들은 밀레니엄파크보다 선덕여왕 촬영지를 보고 싶은데 드라마 세트장을 가려면 2만원이나 되는 입장권을 사야 된다"며 "공원 측이 시민들을 대상으로 지나친 상술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경주 신라밀레니엄파크(대표이사 변종경)에 대한 관람객들의 비난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최근 드라마 평균 시청률이 40%에 육박하면서 드라마 세트장을 찾는 관람객이 늘고 있지만 턱없이 비싼 요금으로 관람객들의 원성이 자자하다.
경주시청 홈페이지와 경북관광개발공사 등지에는 신라밀레니엄파크에 대한 항의가 끊이질 않고 있다.
특히 신라밀레니엄파크 드라마 촬영 세트장 부지에는 경주시 소유의 4천561㎡의 부지도 있지만 경주시민에 대한 요금 인하 등은 전혀 고려되지 않고 있는 것.
총 제작비 250억원이 투입되는 선덕여왕은 MBC에서 200억, 경북도 10억, 경주시에서 20억원을 지원하고 신라밀레니엄파크는 세트장 건립비의 10%에도 미치지 않는 금액을 투자했지만 가장 큰 특혜를 보고 있는 것이다.
경주시 관계자는 "이에 대한 항의와 민원이 많지만 강제성이 없어 어쩔 수 없다"면서 "공원을 통하지 않고 세트장으로 바로 통할 수 있는 방안을 연구 중"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신라밀레니엄파크 관계자는 "공연수준은 보는 시각에 따라 다를 수 있다. 수백억원을 투자한 만큼 입장료를 낮출 수는 없다"면서 "세트장으로 바로 통할 수 있는 방법은 생각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경주·이채수기자 cslee@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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