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같은 총점 받았어도 학교 방침따라 당락 엇갈린다

수능 성적 반영 방법

2010학년도 정시모집의 가장 큰 특징은 높은 수능 비중이다. 수능 우선선발 전형의 규모가 워낙 큰데다 다른 전형들도 수능의 반영비율이 50% 이상인 대학이 대부분이어서 정시는 사실상 수능 전형이라고도 말한다. 수험생들의 입장에서는 수능 성적이 단순히 표준점수와 백분위, 등급을 표기한 종이로 보일지 몰라도 실제 입시에서는 숫자 하나하나가 큰 의미를 갖고 당락에 영향을 미친다. 수능 반영방법을 제대로 알아야 정시 지원 때 자신이 희망하는 학과에서의 유·불리를 판단해 합격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

◆표준점수와 백분위

대학들의 올해 정시 전형 요강을 살펴보면 상위권 대학 가운데 다수는 표준점수를, 중·하위권 대학 다수는 백분위를 활용한다. 수험생들이 표준점수와 백분위 가운데 어느 쪽을 반영하는 게 자신에게 유리할지 판단할 일이 그만큼 적다는 의미다. 하지만 상위권 대학 중하위권 학과와 중위권 대학 인기학과를 두고 고민하는 수험생이라면 면밀히 따져야 한다. 이화여대와 숙명여대 등 여자대학들은 대부분 백분위를 활용하는데 이들 대학과 표준점수를 활용하는 대학 가운데 어느 쪽에 지원할 것인지 고민하는 수험생이라면 활용 지표에 따른 유·불리를 계산해봐야 한다.

◆반영 영역과 비율

수능시험에서 같은 총점을 받았다고 해도 지원하는 대학의 전형 방법에 따라 수험생의 유·불리가 달라질 수 있다. 수험생 개개인이 받은 영역별·과목별 점수가 다르기 때문이다. 수험생들이 자신의 수능 성적과 대학의 전형 요강을 세밀히 비교해야 하는 이유다. 대학들의 반영 방법을 살펴보면 인문계는 언어와 외국어 영역의 반영 비율이 높고, 자연계는 수리와 외국어 혹은 수리와 탐구영역의 반영 비율이 높은 편이다.

2010학년도 정시에서는 수능 반영영역이 '2+1'에서 '3+1'로 확대되는 추세다. 인문계는 언·외·탐에서 언·수·외·탐으로, 자연계는 수·외·탐에서 언·수·외·탐으로 반영 영역을 늘린다는 얘기다. 대학들 중에는 반영영역의 변화와 함께 영역별 반영 비율을 조정한 곳도 있다. 이런 변화는 지원자의 선호도에 영향을 미쳐 경쟁률과 합격선의 변화를 불러오기도 한다. 수험생들이 전년도 입시 결과를 활용할 때 조심해서 살펴야 하는 부분이다.

수능 반영 방법에 따른 유·불리는 수능 성적 발표 때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이 제공하는 영역별 점수대별 누적 도수표를 활용하거나 입시기관에서 제공하는 수능 총점에 따른 영역별 평균점을 활용해 어느 정도 파악할 수 있다.

◆특정 영역 가산점

대학들의 정시모집 요강을 보면 수리 가형이나 사회·과학탐구 영역에 가산점을 부여하는 곳이 적잖다. 이러한 가산점이 당락에 미치는 영향은 어느 정도일까.

수리영역의 경우 가형과 나형의 표준점수 분포에 따라 영향력은 크게 차이가 난다. 예를 들어 9월 모의평가에서 수리 가형과 나형 1등급을 받은 수험생 2명이 A대학 자연계열 학과에 지원한다고 하자. A대학이 수리 가형 선택자에게 5%의 가산점을 준다고 할 경우 나형 1등급 점수를 받은 수험생은 그대로 142점을 받고, 가형 1등급 점수인 134점을 받은 수험생은 6.7점을 더해 140.7점을 받게 된다. 5%를 더해 줘도 표준점수가 높은 나형에 응시한 수험생이 높은 점수를 받는 것이다. 나형의 표준점수가 상당히 높을 경우 5% 정도의 가산점은 큰 영향을 미치지 못한다.

하지만 수리 가형의 표준점수가 올라가거나 가산점이 5%를 넘을 경우 가산점으로 인해 순위가 달라질 수 있다. 가산점이 있는 대학에 지원할 수험생이라면 올해 수능 성적을 분석해 가산점이 미치는 영향을 파악해둘 필요가 있다.

◆탐구영역 반영 방법

사회·과학탐구 영역은 언·수·외에 비해 반영 비율이 상대적으로 낮지만 어떻게 반영하느냐에 따라 수험생 개개인에게는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탐구영역은 과목 수가 많고 과목 간 난이도 조정이 어려운 특성 때문에 수험생들에게 희비가 엇갈리는 영역이다.

탐구영역 반영은 다수의 대학이 3과목을 반영하고 서울대, 서울교대 등은 4개 과목을 반영한다. 적어도 3개 과목의 점수를 고르게 잘 받아야 하는데 자신이 응시한 영역의 난이도가 높을 경우 뜻밖의 손해를 입을 수 있다.

대부분의 대학은 표준점수나 백분위를 활용하는데 서울대, 고려대, 연세대 등은 선택과목 간 유·불리를 줄이기 위해 탐구영역에 한해 백분위를 기준으로 변환한 표준점수를 활용한다.

김재경기자 kjk@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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