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초 중위권 정도로는 분류됐는데 어쩌다 이 지경이 됐을까. 프로농구 2009-2010시즌 초반 인천 전자랜드가 연패의 늪에서 헤매고 있다. 함께 하위권을 형성 중이던 대구 오리온스가 김승현의 가세와 함께 최근 3연승, 상승세를 타면서 중위권 도약까지 노리는 것과 달리 전자랜드는 17일 울산 모비스에 73대76으로 패하며 13연패에 빠진 것.
시즌 개막 전만 해도 전자랜드는 중위권에는 들 것처럼 보였다. 전자랜드의 핵은 서장훈. 전성기가 지났다고는 하나 득점력은 아직 녹슬지 않은 데다 207㎝의 장신이어서 이번 시즌 외국인 선수 1명만 뛸 수 있다는 규정도 전자랜드에 득이 될 것이란 전망도 나왔다. 수준급의 공격력을 지닌 정영삼과 김성철 외에 취약점이던 가드진에 좋은 기량을 지닌 신인 박성진이 가세, 전력이 강화됐다.
하지만 뚜껑을 열자 상황이 달라졌다. 정영삼, 김성철은 정상 컨디션이 아니었고 박성진은 기량이 좋다 해도 역시 새내기였다. 더욱 큰 짐은 서장훈. 상대팀들은 빠른 포워드들을 이용, 외곽슛과 돌파로 발이 느린 서장훈의 수비를 뚫었고 공격에 나선 서장훈에겐 수비수 한 명 이상이 달라붙어 괴롭혔다. 꼬인 경기를 풀 구심점이 없어 탄탄치 않은 조직력은 더욱 부실해질 수밖에 없었다.
단조로운 플레이는 상대에게 좋은 먹잇감. 예전처럼 골밑에서 막강한 모습이 아닌 서장훈에게 의존하는 공격은 한계가 있었다. 플레이 속도도 문제. 서장훈뿐 아니라 외국인 센터인 아말 맥카스킬, 크리스 다니엘스도 발이 빠른 선수가 아니어서 손쉬운 공격 찬스를 얻기도, 상대의 속공을 막기도 힘들었다. 결국 이번 시즌 부임한 박종천 감독은 몇 경기 치르지도 못한 채 지휘봉을 놓아야 했다.
발이 빠른 라샤드 벨, 수비가 좋은 이현호가 트레이드되어 왔지만 쉽사리 연패의 사슬은 끊지 못했다. 덩달아 선수들의 자신감이 뚝 떨어졌다. 17일 모비스전에서 후반 끈질기게 추격하는 등 부활 기미를 보이기도 했으나 다음 경기는 21일 서울 삼성전. 일단 연패의 수렁에서 탈출하는 것이 우선이지만 이날 선두 부산 KT를 82대77로 제친 삼성은 쉽지 않은 상대다. 전자랜드의 발걸음이 무거워 보인다.
채정민기자 cwolf@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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