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경주 崔부자 드라마 '명가', 친이-친박계 신경전

영남대 설립과정 둘러싸고 朴정권 재산일부 찬탈 표현

친박계와 친이계가 세종시 조성방식을 두고 갈등을 빚고 있는 가운데 KBS 1TV를 통해 내년 1월 2일부터 경주 최부자를 소재로 한 대하드라마 16부작 '명가'(名家) 방영을 두고 양측이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경주 최부자 집안은 400여년 동안 12대 만석꾼을 배출한 집안으로 이처럼 오랫동안 부를 유지한 사례는 세계에서 그 유례를 찾기 힘들다.

다음달부터 경남 합천영상테마파크에서 촬영에 들어갈 이 작품은 노블레스 오블리주(Noblesse oblige·지도층·부자의 의무)를 실현한 경주 최부자 집안을 소재로 해 겉으로는 아무런 문제가 없어 보인다.

양측의 신경전과 논쟁은 결말부분이 박정희 정권 때 최부자집 이야기로 꾸며지면서 박 정권이 최부자의 재산을 일부 찬탈한다는 부분이 포함돼 있기 때문.

결말부문은 '청구대학과 대구대학 통합사건'이 방영될 것이라는 소문이 돌고 있다. 청구대학은 최해청이 1950년 재산을 출연해 세웠고, 대구대학은 경주 최부자 집안의 최준이 47년에 설립한 것으로 박 전 대통령은 두 학교를 강제로 통합해 영남대학교를 개교하고 이를 특정인이 관리하게 했다는 부분이 들어간다는 것.

드라마 관계자는 "부호들의 노블레스 오블리주가 세계적 추세이자 이슈다. 역사적으로 볼 때 우리 조상들 중에도 노블레스 오블리주를 실천한 인물이 있다는 점을 주목했다"고 전제한 뒤 "정치적 배경은 없다"고 드라마 제작 배경을 밝혔다.

또 "최근 드라마 제작 소식이 알려지자 정치적인 의도가 있는 것 아니냐는 질문을 많이 하는데 그렇지 않다. 드라마가 공개되면 밝혀지겠지만 그런 것과는 거리가 멀다"고 덧붙였다.

이 관계자는 이어 "앞으로 대한민국의 존경할만한 인물이나 집안을 소재로 한 드라마를 시리즈 형식으로 선보일 것을 염두에 두고 있다"며 "'명가'에 이어 제주도의 인물인 '만덕'을 그린 드라마도 준비 중에 있다"고 밝혔다.

대하드라마 '명가'는 현재 배우 캐스팅 작업이 진행되고 있으며 합천영상테마파크에서 올 12월부터 2010년 2월까지 촬영이 계획돼 있다.

합천 김도형기자 kdh@msnet.co.kr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