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성스런 性상담]성병의 예방책

종합병원의 비뇨기과 외래에서는 성병 환자를 보기가 힘들다. 환자들 대부분이 1차 병원이나 보건소 등에서 진료받기 때문이다. 하지만 간혹 이상한 사연을 가진 환자를 만나기도 한다. 진료실에서 부인이 풀죽은 남편을 손가락질하면서 하소연한다. '어떻게 팍 죽여서 해결해 줄 수 없느냐?'라는 부탁이다. 당연히 발기 문제 때문인 줄 알고 남자에게 물으니, 그게 아니라 성욕이 너무 왕성해 온갖 성병이란 성병에 다 걸렸다는 것이다.

성병 발생의 가장 중요한 요인은 나이인데, 15세 이상 29세 이하의 연령군이 75%를 차지할 만큼 젊은 층에서 만연한다. 보건소를 방문하는 남성 환자의 대부분이 독신인 반면 여성은 기혼이 더 많다. 중국에서는 성병의 매개자로서 매춘의 역할을 중시, 매춘부 일소에 주력해 재활 및 조기치료에 역점을 두어 효과를 많이 보았다고 한다. 그러나 대부분의 국가에서 매춘을 완전히 제거한다는 것은 성공할 수 없는 일로 생각된다. 그러므로 성병은 선진국이나 개발도상국 모두에서 공공 보건문제와 관련된 중요 질환 중 하나이다.

성병의 개념은 과거 매독, 임질, 연성하감 등 4, 5가지의 질환에서 최근 성교로 전파되는 모든 질환이라는 개념으로 전환되면서 무려 50여종의 질환이 이에 포함된다. 이중 비뇨생식기 질환으로 트리코모나스 질염 등 각종 질염과 세면발이, 옴, 음부포진, 성기 콘딜로마, 골반장기염 등과 에이즈 같은 치명적인 질환까지 다양하다. 잘못된 섹스 한번으로 이처럼 많은 균주와 질환에 감염될 수 있다는 사실을 아는 것 자체가 문란한 성을 자제하고 성병을 예방하는 데 큰 도움을 줄 수 있다.

건강을 챙기고 위험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신중한 성행위를 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개인의 적극적인 예방책은 우선 보균자와 접촉을 피하는 것이다. 부부 이외의 상대방은 항상 감염의 위험성을 지니고 있다고 생각하는 것이 좋다. 소극적 예방으로 콘돔을 사용해 감염을 줄일 수 있다. 그러나 준비 미비와 이물감, 번잡성 등으로 실제 사용률은 50% 이하가 된다. 그 외 접촉 직전과 직후에 항생제를 투여하는 방법이 있다. 비임균성 요도염 치료제인 독시사이클린이 많이 사용된다. 섹스 후 음경이나 질을 세척하거나 배뇨하는 방법은 1, 2차 세계대전 당시 군대에서 예방지침으로 추천된 후 알려졌지만 학문적 신뢰성은 확실하지 않다. 일반적으로 예방책을 썼을 때 어느 정도 도움을 준다는 것은 사실이다. 이처럼 성병을 박멸해 뿌리를 뽑으려고 애를 쓰지만 실제로는 불가능한 것은 성병이 갖는 특수성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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