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명작, Why?]피에르 보나르-흰 고양이

길게 몸을 일으키는 고양이를 묘사

작 가 명 :피에르 보나르(Pierre Bonnard, 1867~1947)

제 목 : 흰 고양이(The White Cat)

연 도 : 1894년

크 기 : 51x33cm

재 료 : Oil on Canvas

소 장 처 : 오르세 미술관 (Orsay Museum, Paris)

1880년대 말부터 1890년대에 걸쳐, 파리에서는 고갱(Paul Gauguin, 1848!1903)의 영향을 받은 젊은 제자들이 반인상주의(反印象主義) 운동의 일환으로 나비파(派)를 결성했다. 색채분석에 의존하여 대상을 그대로 묘사하던 인상주의 화가들의 작품에 싫증을 느꼈던 젊은 화가들은 화면을 하나의 창조라고 생각하고 종합적인 구성을 시도하여 자신의 사색을 전개하는 고갱의 작품경향을 새로운 시도로 받아들였다. 이러한 고갱의 작품경향은 평면적인 병렬이나 장식적인 구성을 채택했을 뿐만 아니라, 작가가 그리는 형태나 색채가 오히려 작가의 해석에 따라서 결정된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이러한 운동인 나비파의 '나비'(Nabis)는 곤충의 나비가 아니라 헤브라이어로 '예언자'라는 의미로 그들 스스로가 새로운 예술의 선구자라는 자부심으로 갖기 위해 시인 카자리스가 붙였다. 일찍이 인상파 화가들이 카페 게르부아에 모인 것처럼, 나비파 역시 보라리가(街)의 카페에 모여 토론하였다. 이 모임에는 세뤼지에를 중심으로 드니, 보나르, 뷔야르, 루셀, 피오, 랑송, 이벨, 발로톤 등과 당시 화필을 잡은 조각가 마욜이 참가하였다.

프랑스 화가인 피에르 보나르(1867~1947) 역시 고갱의 영향을 받은 반인상파 화가로 나비파 결성과 활동에 중추적 역할을 하였다. 독특한 시각에서 포착해 내는 기지적(機智的) 구도의 풍경과 나부, 정물'사람이 모인 부드러운 실내정경 등을, 소박하면서도 감미로운 정감으로 그렸던 보나르는 뷔야르와 함께 대표적인 앵티미스트(Intimiste:親密派)로 높이 평가받고 있다. 작품'흰 고양이'는 길게 몸을 일으키는 고양이를 묘사한 것으로, 사물과 주위 배경을 혼용기법으로 다루고 있다. 고양이의 흰 부분의 부드러운 붓 터치는 형태의 윤곽선을 모호하게 하여 나른한 고양이의 모습을 더욱 강조하였다.

보나르는 세기말 부르조아의 단란하고 내밀한 생활을 즐겨 다루었고, 고양이와 개는 그의 가족들과 함께 늘 그림에 등장하고 있다. 보나르의 작품은 인상적 주제 속에 야릇한 두께와 어둠이 배어 있으며 때론 클림트를 연상시키는 장식적 요소가 있어 약간은 퇴폐적이고 도시적인 느낌을 주고 있다. 60세를 지나면서는 선명한 명색(明色)의 조화를 추구했고, 대상의 설명에서 벗어나 현란한 명색이 교향(交響)하는 독자적인 색채의 세계를 확립해 '색채의 마술사'로 불리었다.

김태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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