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스타기업] 티타늄 안경테, 미·유럽 매혹하다…㈜유레카

㈜유레카는 안경 산업이 강세인 지역에서도 으뜸 가는 기술력으로 승부를 겨루는 작지만 거대한 잠재력을 가진 업체다.
㈜유레카는 안경 산업이 강세인 지역에서도 으뜸 가는 기술력으로 승부를 겨루는 작지만 거대한 잠재력을 가진 업체다.
유레카는 지금까지의 OEM 생산방식에서 벗어나 자사 브랜드를 단 스포츠글라스 시장에 도전할 계획이다.
유레카는 지금까지의 OEM 생산방식에서 벗어나 자사 브랜드를 단 스포츠글라스 시장에 도전할 계획이다.
손중배 대표
손중배 대표

㈜유레카(대표 손중배)는 대구 달서구 성서공단에 위치한 안경테 제조회사다. 이름이 생소한 이유는 이 회사가 생산한 제품 100%를 OEM 방식으로 수출하기 때문이다. 미국, 캐나다, 영국, 독일, 프랑스, 스페인 등 선진국 위주로 전량을 수출하면서 실력을 인정받은 이 기업은 이제 'EUREKA'란 자사 제품을 브랜드화해 독립을 시작했다. 일반적으로 안경테는 메탈 제품이 많다. 메탈 제품은 니켈실버, 모넬, 스테인리스스틸 등을 재료로 사용하는데 무겁다는 단점이 있었다. 특히 유럽에는 니켈 알레르기가 있는 사람이 많아 수출용으로 인기를 끌지 못했다. 이러한 단점을 보완한 것이 티타늄 안경테다. 티타늄은 가볍고 알레르기도 없어 고급품으로 서구에 수출된다. 유레카는 티타늄 안경테로 시장을 확보하는 한편, 티타늄보다 더 뛰어난 신소재인 마그네슘 안경테 개발에도 나설 계획이다. 세계를 향한 도약을 시작하는 이 작지만 거대한 기업을 만나는 순간 누구든 '유레카!'를 외치게 된다.

◆역사

1987년 유레카광학으로 시작, 1999년 ㈜유레카 법인을 설립했다. 2000년대 들어 8명의 연구원과 디자이너를 갖춘 안경기술개발연구소를 설립, 신제품 개발 노력을 기울였다. 덕분에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기술의 티타늄 안경테를 자체 개발한다. 국내에서 이전까지 메탈 안경테만 만들었던 이유는 티타늄 안경테가 일반 용접으로 제작이 불가능하기 때문이었다. 일반 용접 방식으로는 압착력이 떨어져 안경이 분리되어 버리기 일쑤였다. 유레카는 1999년 열을 주변에서 압착한 방식인 티타늄 전용 용접기 국산화에 성공하면서 티타늄 안경테 국내 시장을 활짝 열었다.

2005년 중국 저장성 원저우에 공장을 설립했고 올해부터 스포츠글라스 분야에 주력하고 있다. 지금까지는 일반 도수 안경을 주력 생산했지만, 내년부터 유레카란 독자 브랜드로 스포츠글라스를 출시할 계획이다. 2001년도 대구시 중소기업 대상 수상, 2003년 세계일류상품인증을 획득했다. 안경 제조공장으로는 드물게 자체 공장 내에 전 공정 일관 생산체계를 갖춘 점도 자랑이다. 디자인, 가공, 도금, 코팅 공정 시스템까지 갖추고 있어 품질 관리가 확실하다. 사람의 손이 많이 가기 때문에 국내 제조가 힘든 '셀룰로오스 아세테이트 시트'(Cellulose Acetate Sheet) 가공 안경을 자체 제작해 기존 사출 방식의 제작 공정을 탈피, 최근 불붙고 있는 중국 안경과의 가격경쟁력에서도 우위를 점하고 있다.

◆주력 제품

알레르기가 없고 가벼워 고가에 판매되는 티타늄 안경테에 이어, 유레카는 차세대 안경테인 마그네슘 안경테 개발에 힘쓰고 있다. 마그네슘은 티타늄보다 더 가벼워 현재 핸드폰케이스에 사용되고 있다. 마그네슘이 안경테로도 제작된다면 안경테 시장에 또 한번의 혁신이 일 것이다.

유레카는 일반도수용 안경테뿐만 아니라 산업용 안경테, 스포츠글라스 개발에 힘쓰고 있다. 산업용 안경테는 산업현장에서 발생하는 사고로부터 눈을 보호하는 기능을 가진 안경테다. 이 때문에 안전성이 가장 중요하다. 그래서 미국은 ANSI, 캐나다는 CSA, 유럽은 EN166F 제품기준을 통과해야 하는데 유레카는 이 까다로운 기준을 모두 통과, 제품을 공급하고 있다. 또한 미국과 유럽에서 안경테 측면보호용 방패 제조 자체 특허를 소유하고 있다.

특히 유레카가 올해부터 주력하고 있는 스포츠글라스는 전문 운동선수들 제품에서 일반인의 생활 스포츠 소품으로 자리 잡아가면서 수요가 늘고 있다. 유레카는 대당 2억~2억5천만원가량 하는 고속가공기(Machining Center)를 두대나 확보, 평면형이 아닌 입체형 스포츠글라스도 가공할 수 있다.

◆기업 정신

유레카의 사훈은 '도전, 창조, 봉사'다. 1990년대 후반부터 신소재 티타늄 안경테 개발을 시작했고, 마침내 일본에서만 만들 수 있던 고가 장비인 전용 용접기 개발에 성공했다. 1999년 티타늄 안경테를 세계로 수출하며 회사가 안정되자 다시 새로운 신소재 '마그네슘 안경테' 개발에 몰두하고 있다. 안주하지 않고 새로운 기술과 디자인에 계속해서 도전한 정신이 지금의 유레카를 만든 셈이다.

손중배(49) 대표는 "일반 도수 안경 시장만 도전해도 안정된 길을 갈 수 있는 상황에도 스포츠글라스 시장에 도전한 것도, 국내 스포츠글라스 시장이 해외브랜드 제품의 독점상태였기 때문"이라고 했다. 유명 해외브랜드에 도전하는 것은 위험한 일이기도 하지만 국내시장을 해외에 다 내주는 것은 유레카의 자존심이 상했던 것.

사실 안경테 산업은 노동집약 산업이라 중국과의 경쟁에서 인건비 비싼 우리가 불리하다. 하지만 손 대표는 "우리나라의 강점인 포스코의 철강산업, 삼성의 휴대폰 기술을 안경산업에 접목하면 충분한 강점이 있다"고 자신했다. 정욱진기자 penchok@msnet.co.kr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