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시민기자] "동네알뜰장터엔 그래도 인정과 희망"

상인들 "불경기·신종플루에 예전 같지 않지만 단골들 꾸준"

대구시 북구 국우동과 칠곡3지구 한라하우젠트 1단지 뒤편에는 매주 수요일과 금요일이 되면 공터나 도로가 자투리 땅에 간이알뜰시장이 들어선다. 특히 한라하우젠트 1단지 뒤편에 열리는 금요시장은 칠곡나들목에서부터 724번 버스 종점까지 노점상의 천막들로 장사진을 이루기도 한다.

시장 상인들이 취급하는 물건들은 물 좋은 생선을 비롯해 꼬막과 대합 등 다양한 해산물과 즉석 김치종류 및 토종닭은 물론 해장국과 시래기국 등 여느 전통시장의 그것에 못지않게 다양한 것이 특징이다. 여기에 신나는 음악장단에 맞춰 나타나는 장터 터줏대감격인 엿장수의 엿가락 장단도 장터를 찾는 주민들의 눈과 귀를 즐겁게 한다.

이들 간이알뜰시장의 강점이라면 무엇보다 물건을 사고파는 가운데 넘쳐나는 인정이라고 할 수 있다. 알뜰장터만이 지닌 '덤과 떨이판매, 가격흥정'은 단연 인기다.

주민들은 소쿠리에 담긴 고추, 호박, 깻잎, 가지, 버섯 등 싱싱한 농산물을 1천원, 2천원대의 저렴한 값에 살 수 있어 흡족해 한다. 이상숙(34·학정동)씨는 "고향이 시골이라 정겨움이 있는 알뜰장터를 자주 이용하고 있는데 같은 채소라도 신선함과 가격이 달라 발품팔기에 따라서 가계에 많은 도움이 된다"고 귀띔했다. 또한 늦게까지 열려 워킹맘들 역시 퇴근하면서 집 근처에서 바로 장을 볼 수 있는 알뜰장터를 선호하고 있다.

한편 아동용 바지를 팔고 있는 상인 배금순(50·황금동)씨는 "요즘 신종플루의 영향으로 사람들이 예전만큼 나오지 않아 매출이 줄었다"며 걱정스런 속내를 내비쳤다. 배씨의 남편은 그 옆에서 계란장사를 하고 있다. 옆에서 갈치를 팔고 있는 가게주인 안대호(33)씨도 "오늘 장사는 최악"이라며 배씨의 걱정을 거들었다.

알뜰장터를 둘러보다보면 보는 입장에 따라 다른 볼거리도 발견할 수 있다. 장터를 찾는 인근 주부들의 다양한 장바구니가 그것인데, 지퍼가 달린 간편 모드의 접이식에서부터 바퀴가 달린 이동형 손수레, 많은 물건을 넣을 수 있는 큼직한 장바구니 등 다양한 바구니들이 마치 패션쇼라도 하듯 저마다 뽐내고 있기도 하다.

이윽고 장이 끝나는 시점인 오후 8시 30분쯤 되면 이곳저곳에서 '떨이"를 외친다. 버섯과 브로콜리는 2봉지에 오전 가격의 절반이고 오징어와 생선은 마릿수가 늘어난다. 큼직한 양배추 2통을 단돈 500원에 거머쥔 주부는 "로또를 맞은 기분"이라며 얼굴에 웃음꽃이 활짝 피웠다.

글·사진 김태양시민기자 sun033rio@nate.com

도움:우문기기자 pody2@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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