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기초단체장 누가 나오나…<5> 문경·상주시·의성·성주군

현 단체장 작년 총선서 낙선후보 지원, 공천 향배 관심

신현국 문경시장, 이정백 상주시장, 김복규 의성군수, 이창우 성주군수 등은 지난 총선을 거치면서 국회의원들과 불편한 관계에 봉착했다. 현 국회의원과 맞붙어 낙선한 후보들을 지원한 탓이다. 이들은 "낙선 후보를 지원하지 않았다" 또는 "당원으로서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고 항변하고 있다. 일부 단체장은 최근 들어 국회의원과 관계가 회복되고 있다는 얘기도 들린다. 공천권을 쥔 국회의원들이 공천 국면에서 어떤 선택을 할지 관심이 쏠린다.

◆문경시

신현국 시장과 이한성 의원 간에 총선 앙금이 사라지지 않고 있다. 이 의원은 신 시장이 지난 총선에서 무소속이었던 김수철 후보를 도왔다고 판단하고 있다. 이 의원이 압승할 것이라는 당초 예상에서 벗어나 박빙 싸움으로 전개된 첫 번째 원인이라는 것. 이 의원은 "지난 총선에서 무소속을 도왔기 때문에 신 시장이 해당 행위를 했고, 같은 당으로 볼 수 없다"며 불쾌감을 숨기지 않았다. 한나라당 경북도당도 총선이 끝난 뒤 신 시장의 해당 행위와 관권선거 의혹에 대해 진상 조사를 벌이기도 했다. 이에 대해 신 시장은 "김 후보를 절대 돕지 않았다"며 "당원으로서 무소속 후보를 어떻게 도울 수 있나"고 항변했다.

실제 두 사람은 지난해 총선 후 지역 행사에서 불가피하게 만나는 것 외에 별다른 화해 제스처가 없었고, 냉랭한 관계를 극복하지 못하고 있다. 신 시장이 공천을 받기가 쉽지 않다는 분석이 나오는 배경이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신 시장이 여론 지지도가 높고, 무소속으로 당선될 경우 다음 총선에서 이 의원에게 부담이 될 것이라는 전망도 만만찮아 쉽게 결심을 하지 못할 것이란 분석도 있다. 특히 거론되는 후보 중에서 신 시장과 대적할만한 경쟁 후보가 뚜렷하게 눈에 띄지 않는다는 점에서 전격적인 화해도 배제할 수 없다는 분석이다. 하지만 두 사람 간의 불화설이 파다한 탓에 자·타천으로 거론되는 출마 예상자들은 많다.

고우현 경북도의원은 "문경의 화합"을 내걸고 출사표를 던졌다. 이 의원과 신 시장 간의 불화를 봉합할 수 있는 인물이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고재만 전 문경시의원은 "시의원 경험을 살려 문경의 발전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임병하 포항 북부경찰서장도 출마할 가능성이 점쳐진다. 이상진 한나라당 경북도당 부위원장은 "아직은 시간이 많이 있어 고민 중"이라고 말했다. 그외에도 박윤일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 특보와 탁대학 문경시의원 등이 거론되고 있다.

권동순기자 pinoky@msnet.co.kr

이창환기자

◆상주시

이정백 상주시장은 지난 총선에서 손승태 한나라당 후보를 도왔다. 성윤환 의원은 친박 무소속으로 출마해 금배지를 달았다. 이 때문에 성 의원이 이 시장에게 공천을 줄지 여부가 관건이다. 성 의원과 이 시장과의 관계가 미묘한 탓에 지역에서는 "모 후보가 중앙의 모 인사의 후원을 받고 있다"는 등 근거 없는 얘기도 돌고 있다. 출마 예상자들 모두 한나라당 공천을 희망하고 있다.

이 시장은 "총선 때와는 사정이 다르다. 지금은 한가족이다"며 "한나라당 공천을 자신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일각에서 한나라당 공천을 얻지 못할 경우를 대비해 무소속 출마를 준비한다는 얘기도 들린다. 이 시장은 현역 프리미엄을 최대한 활용하고 있다. 읍·면 지역을 샅샅이 훑고 있고, 각종 행사장에서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송병길 대구지방법원 상주지원 사법보좌관도 출마 의사를 밝혔다. 송 보좌관은 명예 퇴직 신청을 했고, 상주 시내에 사무실을 낼 예정이다. 각종 행사장에 빠짐없이 참석해 얼굴 알리기에 주력하고 있다. 성백영 전 한국토지주택공사 상임감사도 지역구 행사에 활발히 참가하는 등 인지도 높이기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성 감사는 17대 총선에서 열린우리당 후보로 출마한 전력이 있다. 그는 "한나라당 공천을 받지 못할 경우 무소속 출마도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송용배 김천 부시장도 출마설도 나오고 있다. 그는 "상주에서 이름이 거론되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고심 중에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역 발전과 시민이 신뢰하는 깨끗한 시정을 구현해 보고 싶다"고 덧붙였다. 지난 선거에서 한나라당 공천을 신청했던 김광수 전 서울소방방재본부장도 각종 행사에 꾸준히 참석해 얼굴 알리기에 주력하고 있다. 한때 출마설이 나돌았던 김성경 경북도 경제과학진흥국장과 강용철 전 상주시 행정지원국장은 주춤한 상태다.

상주·이홍섭기자 hslee@msnet.co.kr

이창환기자

◆의성군

김복규 군수와 정해걸 한나라당 의원은 애증 관계다. 1995년, 1998년 두 차례에 걸친 선거에서 의성군수를 두고 맞붙었고, 모두 정 의원이 승리를 거뒀다. 김 군수는 정 의원이 3선 연임 제한 규정에 묶여 불출마했던 지난 선거에서 무소속으로 출마해 당선됐다. 지난해 총선에서 정 의원은 무소속 친박 후보로 출마해 당선됐다. 김 군수는 한나라당 당원이었지만 당 후보를 지원하지 않고 중립을 견지했다고 주장했다.

두 사람은 내년 선거를 두고 또다시 군민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정 의원은 공천을 쥐락펴락할 수 있는 위치에 있고, 김 군수는 공천을 받아야 하는 입장이기 때문이다. 냉랭했던 두 사람 간에 최근 화해 무드가 조성되고 있다는 얘기가 흘러나온다. 6일 의성군청에서 18대 총선 이후 처음으로 한나라당 의성군 운영협의회와 의성군이 당정협의회를 가졌다. 두 사람은 이례적으로 서로 치켜세우는 모습을 연출한 것. 당정협의회 이후 김 군수가 부쩍 자신감을 얻었다는 얘기도 나오고 있다.

내년 선거에 출마할 인사는 김 군수와 이상문 의성축협 조합장 등 2명이 거론되고 있다. 출마설이 나왔던 김주수 전 농림부 차관은 불출마로 돌아섰고, 최유철 법무사도 도의원으로 선회했다는 얘기가 흘러나오고 있다.

재선을 희망하는 김 군수는 풍부한 행정 경험이 강점이다. 김 군수는 "최대 역점 사업으로 추진하는 고령친화모델사업을 꼭 성공시켜 의성을 골드토피아(노인천국)로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이 조합장은 재선으로 농협중앙회 이사와 감사위원직도 갖고 있다. 그는 "지방화 시대에 지역 실정을 잘 아는, 군민의 정서에 맞는 인물이 군수가 돼야 한다. 그래야 지역 주민들과 소통은 물론 지역의 각종 현안들을 파악해 군정을 추진할 수가 있다"며 군수 도전에 강한 의지를 보이고 있다. 이 조합장은 한나라당 공천을 받지 못하면 무소속 출마도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의성·이희대기자 hdlee@msnet.co.kr

이창환기자

◆성주군

이창우 군수는 지난 총선에서 한나라당 후보를 도왔다. 그러나 무소속 친박연대 후보로 출마한 이인기 후보가 승리했다.

이런 연유로 이 의원과 이 군수가 불편한 관계를 벗어나지 못했었다. 이를 두고 지역 주민들은 "자신을 뽑아준 지역 주민들을 위해 힘을 합쳐도 모자랄 판에 '마이 웨이'로 가고 있다"고 비난했다.

그러나 최근 들어 두 사람 간에 화해 무드가 조성되는 분위기다. 지역 행사나 당정협의회 등에서 서로 치켜세우는 모습이 종종 연출되기 때문이다. 이는 서로 정치적 이해 관계가 맞물려 있기에 가능하다는 지역 정가의 분석이다. 이 의원은 공천에서 행사할 수 있는 영향력이, 이 군수는 탄탄한 지역 기반이 무기다. 지난 총선에서 이 의원은 고령과 칠곡에선 이겼으나 성주에서는 득표수에 있어서 한나라당 후보에게 패했다. 이 때문에 이 의원이 다른 출마 예상자를 만났거나 손을 잡았다는 얘기가 아직은 들리지 않고 있다. 하지만 금이 간 두 사람 간의 관계가 완전히 봉합될지는 미지수다.

이런 이유에서인지는 몰라도 성주에선 출마 예상자로 거론되는 인사가 비교적 많다. 두 사람 간의 불편한 관계를 의식한 때문으로 풀이된다. 이택천 전 대구지방경찰청장은 중앙 인맥과 경험을 살려 성주군을 발전시키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김항곤 전 성주경찰서장은 활기찬 성주를 건설하겠다는 포부를 전했다. 박기진 경북도의원은 행정과 의정 활동 경험을 시 행정에 접목시키겠다는 구상을 밝혔다. 최성곤 계명대 교수는 세대 교체를 역설하고 있다.

출마 예상자 모두 한나라당 공천을 희망하고 있고, 공천을 받지 못하면 대부분 출마를 접을 것으로 예상된다. 본선에서는 무소속을 포함해 3, 4명 정도가 접전을 벌일 전망이다.

성주·최재수기자 biochoi@msnet.co.kr

이창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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