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 정운찬 총리, 거취 결정할 때 아닌가

정운찬 국무총리가 사면초가(四面楚歌)에 몰리고 있다. 지난 9월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세종시 수정론을 내놓은 이후 정부'여당 일부를 제외하고는 곳곳에서 정 총리를 비판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세종시 문제에만 골몰하고 있는 정 총리의 국정 운영 능력이 심각하게 의심받고 있는 상황이다.

자유선진당은 18일 국회에 정 총리 해임 촉구 결의안을 제출했다. 충청도를 기반으로 하는 정당인 만큼 정치적인 목적을 갖고 있는 결의안이라고는 하지만, 정 총리의 행보를 볼 때 많은 국민들이 절로 고개를 끄덕일 만한 당연한 귀결이라고 할 수 있다. 결의안은 '총리직을 수행할 식견을 갖추지 못했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고 한다.

민주당 박병석 의원의 독설도 세간의 화제가 되고 있다. 박 의원은 정 총리를 향해 "취임식 직후엔 '송도 같은 도시', 4일에는 '녹색'과학'지식도시', 6일 대정부 질문에서는 '교육'산업도시' 식으로 식언을 버릇처럼 하는 '양치기 소년'"이라고 비판했다. 정 총리가 취임 전후부터 '정부 부처 이전 불가'에만 초점을 맞췄을 뿐, 진정으로 국가의 미래를 걱정한다고 보기 어렵기에 박 의원의 말에 공감이 가는 것이다.

이처럼 총리의 행보가 국론을 분열시키고 수도권과 지방의 파열음을 불러일으킨 사례는 일찍이 없었다. 국가의 백년대계는 고사하고 지방의 혁신도시, 산업단지까지 빈 껍데기로 만들려고 하는 총리는 더 이상 필요 없다. 실제로는 그렇지 않을 것이라고 믿지만, 많은 사람들이 정 총리를 국토 균형발전과 지방 분권을 저해하는 '수도권 집중주의자'로 보고 있는 게 현실이다. 정 총리가 이명박 대통령과 교감을 갖고 세종시 문제를 다루고 있다고 하더라도 국론 분열과 혼란의 책임은 누군가 지고 넘어가야 한다. 정 총리 스스로 거취를 결정할 때가 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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