칠곡에서 농민 주도의 순환농업이 본격화된다. 관이 아니라 농민들이 자발적으로 순환농업을 추진한 것은 칠곡이 처음이다.
'순환농업'이란 축산농가에서 나오는 가축 분뇨를 유기질 비료로 만들어 활용하는 것으로, 지난날 우리 농촌의 전통농법과 맥락을 같이한다. 논밭에서 나온 부산물로 가축을 기르고, 그 축분에 볏짚 등을 넣어 퇴비로 만든 다음 다시 농경지에 사용하는 친환경농법의 연장 선상이다.
칠곡 25개 양돈농가와 13개 작목반 농민 250여명이 힘을 합쳐 6월부터 순환농업을 시작, 20일 칠곡 순환농업연합회를 공식 출범시켰다. 양돈농가에서 발생한 분뇨에 톱밥을 섞어 유기질 비료로 발효시킨 다음 참외·딸기·과수 등 회원 농가에 공급하는 것으로, 지금까지 3만포의 비료를 생산·공급했다.
양돈농가는 분뇨를 퇴비화시켜 농경지에 환원함으로써 분뇨처리 비용을 절감하고, 일반 농가는 비료값 부담을 대폭 줄일 수 있어 축산농가와 작목반 농민들이 윈-윈(win-win)하는 농법이라는 것. 벌목에서 발생하는 잡목을 톱밥으로 활용할 수 있다는 이점도 있다.
한 달에 150t 가량의 분뇨가 발생하는 3천여두 양돈농가의 경우 이를 처리하는 비용이 월 450만원에 이르지만, 이를 퇴비로 만들어 농가에 공급할 경우 유기질 비료 생산비 60만원 정도만 부담하면 된다.
칠곡군 기산면 영리에서 참외농사를 짓는 장재욱(53)씨의 경우 3천800평 참외밭에 들어가는 연간 비료값이 500만원에 달하지만, 양돈농가에서 생산한 퇴비를 사용하면 비용이 1/10로 줄어든다고 했다.
이 같은 비용 절감에다 유기질 퇴비를 이용한데 따른 지력 증진으로 농가의 호응도 높다. 토마토 농사를 짓는 장계식(56·지천면 금호리)씨는 "저렴한 비용으로 친환경 비료를 사용할 수 있고 고품질 농작물 생산이 가능해 농가마다 이를 구하는데 애쓰고 있다"고 했다.
윤석호(51·기산면 영리) 칠곡순환농업연합회 회장은 "해양투기 금지에 따른 축산분뇨의 자원화를 통한 순환농업 활성화는 정부의 역점시책이자 시대적 대세"라며 "톱밥 지원 보조 등 자치단체의 순환농업 장려를 위한 관심과 지원이 확대돼야 한다"고 밝혔다. 칠곡·조향래기자 bulsajo@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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