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좌열(50) 특임장관실 제2기획조정관은 스스로를 잔디에 비유한다. 그의 지인들은 '사막에 던져놓아도 잘 살 사람'이라고도 한다. 그만큼 생존력이 강하다는 이야기겠다.
엄청난 '마당발'은 그가 자랑하는 생존 무기다. 국회의원 보좌관과 10여년의 정치부 기자 경험이 밑바탕이다. 현 정부 출범 이후 최근까지 청와대 국정홍보관실 선임행정관으로 일하면서 한층 확대되고 정교해졌다.
"저 같은 지방 언론인 출신이 국정에 참여할 기회는 흔하지않죠. 2년 가까이 있으면서 정말 많은 것을 배웠습니다. 대통령께서 '어슬렁거리지 말라'고 당부하신대로 주호영 장관을 잘 보좌해 우리 사회의 막힌 곳을 뚫는데 최선을 다할 생각입니다."
그가 근무하는 특임장관실은 출범한 지 얼마 안 된 조직이라 아직 어수선하다. 서울 세종로 정부청사 8층에 마련된 사무실에도 빈 책상들만 덩그러니 놓여 있다. 그의 '임무'도 아직 명확하진않다. 세종시·예산안·4대강사업·행정구역 개편·개헌 등 산처럼 쌓인 난제들을 여야, 정부부처 중간에서 조율해야 하는 게 쉽지만도 않을 일이다.
하지만 그는 '잔디'답게 낙관적으로 본다. 부딪히면 안될 게 없다는 생각이다. "청와대가 기획을 하는 머리라면 저희는 액션을 담당하는 손발이죠. 다양한 경험을 가진 장관실 동료들과 머리를 맞대면 해법을 찾을 수 있다고 믿습니다."
그의 휴대전화 번호는 '017-747-xxxx'다. 이명박 대통령의 '747 공약'에 빗대 스스로 "준비된 사람이었다"며 농을 건네기도 하지만 속은 그렇지않다. "처음 휴대전화를 가입할 때 당연히 지역 연고 기업인 포스코와 코오롱이 만든 신세기통신(017)을 이용해야 된다고 생각했지요. 외환위기때 문을 닫는 바람에 손해를 보기도 했지만 대동은행 출범때도 적극 참여했습니다." 지역에 대한 남다른 애향심을 보여주는 에피소드였다.
그는 시민단체 활동에도 관심이 많다. 중학교 1학년인 막내의 자폐증 때문이다. (사)한국자폐인사랑협회 서울시 부지부장도 맡고 있고 부인 송제연(47)씨는 뒤늦게 사회복지사 자격증을 따기도 했다.
"자폐아인 아들 덕분에 세상에 대해 더 따뜻한 마음을 갖게 됐죠. 그 전까진 앞만 보고 달렸는데 이제는 사회의 어두운 곳에도 보탬이 되려 노력합니다. 장애인 복지제도 향상을 위해 공부도 하고 있습니다."
의성 구천면에서 태어나 위성초, 삼성중, 심인고, 영남대를 나온 토박이인 그는 지역 발전을 위한 나름대로의 조언도 잊지않았다. "서울에서 살다보니 호남 사람들을 많이 배워야겠더군요. 치밀한 준비를 통해 일을 추진하고, 정치적이 아니라 실용적으로 접근하는 자세말입니다. 누가 잘 되면 질시하지않고 오히려 서로 키워주는 풍토도 대구경북에 필요한 덕목이 아닐까요?" 이상헌기자 davai@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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