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독자재무진단] 노후준비, 목돈·부동산보다는 "연금이 유리"

Q.은퇴 이후를 걱정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엄청난 사교육비는 은퇴 이후에 쓸 돈을 미리 마련해두는 길을 막아놓고 있는 것입니다.

소득이 높다는 의사들까지 요즘 은퇴 이후 걱정을 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습니다. 의사가 '떼돈'을 버는 시대는 이미 지나가고 있다는 것이죠.

40대 초반의 개원의 최지홍(가명'42)씨도 고민을 안고 살아갑니다. 전문직도 노후를 준비해야 한다는 것인데요.

최씨는 어떤 선택을 해야 할까요? 계명대 재무상담클리닉센터'한국투자증권과 함께 최씨의 앞길을 내다봤습니다.

A.

◆종신보험은 본래의 목적에 충실해야

보험 선진국인 미국에서 100명을 대상으로 '종신보험에 가입할 의사가 있느냐'는 설문조사를 했다고 한다. 결과는 어떻게 나왔을까?

100명 중 90명은 '아니오'라고 대답을 했고, 나머지 10명은 '절대로 아니오'라는 답을 내놨다고 한다. 우리나라의 보험상품에 대한 인식도 이보다 더 나쁘면 나빴지 좋지는 않을 것이다.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아마도 보험상품은 워낙 장기상품인데다 중간에 해약을 하면 원금도 건지지 못하기 때문일 것이다. 그리고 분명한 목표 의식 없이 주변의 권유에 의해 부득이하게 가입한 결과, 중복 가입'보험료 과다 등의 이유로 중간에 해약을 하면서 한번쯤은 피해를 경험해 본 것도 이런 대답에 일조했다.

그러나 결론적으로 말하자면 종신보험과 같은 보장성보험은 자산관리에 있어 최우선적으로 고려해야 할 필수품이다.

최씨도 지금부터라도 종신보험을 준비할 것을 권한다. 최씨는 사망원인을 불문하고 보험금을 받을 수 있는 일반사망보험에 초점을 맞춰 준비하고, 부인의 경우 가정의 경제적 책임을 지고 있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사망보험금은 최소화하고 암 등 질병특약에 충실하면 된다.

◆노후준비는 목돈이나 부동산보다 연금이 유리

선진국에서는 재테크의 종착점을 노후준비에 둔다. 우리나라도 베이비 부머들의 은퇴준비는 상당히 열악한 수준이어서 최근 사회적인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우리나라 기성세대들은 자녀교육과 내 집 마련에 신경을 쓰다보니 대부분 은퇴할 즈음에는 아파트 한채만 달랑 남을 가능성이 크다.

개원 5년차인 최씨는 병원을 열 때 받은 대출금 상환이 끝나면서 이제 본격적으로 노후준비에 나서려고 한다. 최씨는 60세에 은퇴할 계획이며, 은퇴 후 매월 생활비로는 300만원을 예상하고 있다.

최씨가 60세에 은퇴하여 평균 기대수명인 85세까지 매월 노후생활비로 300만원을 지출하고자 한다면 은퇴시점인 60세에 11억원(은퇴 후 기대수익률 5%, 물가상승률 3% 가정) 정도를 준비해야 한다.

최씨는 매월 300만원씩 변액연금보험에 가입할 것을 권한다. 노후준비는 목돈이나 부동산보다는 연금상품이 유리하다. 은퇴 후에도 직장에 다닐 때처럼 매달 월급을 받는 것보다 안정적인 은퇴준비는 없기 때문이다. 물론 은퇴시점에 목돈을 준비할 수도 있고, 상가나 원룸의 월세로 노후생활비를 충당할 수도 있겠지만 저금리로 인해 이자소득이 대폭 줄어들 수 있고, 만약 투자에 실패하게 되면 돌이킬 수 없는 치명타를 입게 된다. 또 '자식이 사업을 한다, 집을 산다' 하면서 손을 벌리면 부모의 입장에서 거절하기 어려울 것이다.

◆비과세 한도 내에서 미리 증여하는 것도 괜찮아

최씨가 노후준비를 시작했다면 그 다음 순위의 재무목표는 자녀교육 및 결혼자금 마련이다. 우리나라 대다수 부모가 그러한 것처럼 자녀가 결혼을 할 때 아파트를 마련해 줄 계획을 가지고 있다면 미리 비과세 한도 내에서 증여를 해서 자금출처에 대비해 놓는 것도 좋다.

자녀가 미성년자인 최씨는 10년 내에 1천500만원까지는 세금을 물지 않고 증여를 할 수 있다. 최씨가 지금 두 자녀에게 각각 1천500만원을 증여해서 15년 후 각각 6천700만원(기대수익률 10% 가정)으로 불어났다면 1천500만원이 아닌 6천700만원의 자금출처를 준비한 셈이다.

이때 증여사실을 인정받으려면 반드시 증여세를 신고해야 한다. 언제, 누구로부터, 얼마만큼 증여를 받았는지 근거를 남겨놓는 것이 좋다. 자녀에게 증여한 돈처럼 오랫동안 묻어줄 수 있다면 정기예금보다는 주식형펀드에 장기투자하는 것이 안정적인 수익을 올릴 가능성이 크다.

◆주식형펀드는 역발상투자가 바로 보약

목돈을 굴릴 때는 분산투자가 중요하다. 최씨처럼 정기예금에만 의존해서는 돈을 불리기가 어렵다. 분산투자를 통해 위험을 줄이면서도 적극적으로 수익을 추구하는 것이 중요하다.

최씨도 지금까지는 재테크에 큰 관심을 두지 않았으나 이렇게는 안되겠다 싶어 재무진단을 요청했다.

하지만 선뜻 주식형펀드에 투자하자니 두려운 마음이 앞선다. 주식시장을 이기기 위해서는 시장의 두려움과 반대로 행동해야 한다. 주식투자의 대가인 존 템플턴이 주식시장의 비관이 최고조에 달할 때 투자를 시작하라고 한 말과 같은 이치다. 마치 백화점에서 세일을 할 때 물건을 사는 것처럼 말이다.

최씨는 목돈 1억3천만원 중 예비자금 1천만원은 CMA에 넣고, 나머지는 정기예금에 5천만원, 주식형펀드에 7천만원(자녀 증여분 3천만원 포함)에 넣은 후 장기투자할 것을 권한다. 자산군을 배분하듯이 주식형펀드에 투자할 때에도 한 곳에 몰아넣지 말고 국내와 해외 그리고 펀드 스타일별로 분산투자하는 것이 좋다.

최경철기자 koala@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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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현정 센터장 계명대 교수/ 김성숙 부센터장 계명대 교수/ 허수복 부센터장 계명대 강사/ 최창집 전문위원 한국투자증권 대구지점장/ 배재수 전문위원 진강건설㈜ 대표/ 심진오 전문위원 마루에셋 대구PB팀장/ 윤병구 전문위원 마루에셋 대구PB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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