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세계인 평등 마스코트 탈] (中)현대인 삶 속에 되살아나는 탈 문화

단순 고전 해학은 옛말!…21세기 퓨전문화로 뜬다

세계 제일의 탈 도시 안동에는 '탈 문화의 현대화', '탈 문화의 퓨전화'가 활발하다. 하회탈을 비롯한 전통문화를 원형보존에만 머물지 않고 새롭게 창작해 캐릭터 상품과 현대인들의 삶 속에 다시 살아나도록 하는 작업이 추진되고 있는 것. 안동이 갖고 있는 세계적 탈 문화를 지역민들의 다양한 삶 속에 고스란히 녹아들 수 있도록 하는 작업이 곳곳에서 진행되고 있다. 하회탈과 하회별신굿탈놀이를 소재로 한 인형극 개발, 탈과 패션쇼의 만남, 스포츠와 음식에 스며든 탈 문화 등 세계 탈 도시들이 주목하는 안동의 탈 문화를 살펴본다.

◆안동시, 탈 문화로 안동 알리기 성과

안동시는 탈 문화로 지역을 알리는 사업을 추진, 성과를 나타내고 있다. 김휘동 안동시장은 일찌감치 '탈 문화의 퓨전시대를 열자'고 주장해 왔다. 전통적 탈 문화를 현대인들의 삶 속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도록 하는 작업이 필요하다는 것. 이 때문에 안동시 알리기에도 '탈 문화'는 가장 적절한 소재로 활용되고 있다.

김 시장은 "전통적 탈 문화 중심에서 전통과 현대적 탈이 조화를 이룬 생활문화가 발전되고 지역의 새로운 전통으로 자리잡을 경우 또 다른 지역 대표 상품, 퓨전문화가 될 것"이라며 탈 문화의 현대적 재창조를 강조했다.

안동시는 내년 6월 '안동 예술의 전당' 개관 공연작으로 선보이기 위해 PCM프로덕션(대표 송승환)과 하회탈을 소재로 한 뮤지컬 '탈'을 제작하고 있다. 이 뮤지컬은 안동에서 첫 선을 보인 후 전국 무대에 올려지고 해외시장 공략에 나설 계획이다.

또 지난해 탈춤축제 기간 동안 첫 선을 보인 하회탈춤을 소재로 한 아동인형극 '내친구 하별이'는 G마켓 지원에다 국립중앙극장과의 문화산업발전 MOU체결로 전국 순회공연에 나서 안동을 알리고 있다.

◆음식·스포츠·패션과 결합된 퓨전 탈 문화 인기

안동지역에는 지난 한 해 동안 음식과 스포츠, 패션쇼 등 현대적 문화 컨테츠에 전통 탈 문화가 결합된 퓨전상품이 인기를 끌었다. (재)안동축제관광조직위는 올 8월 25일 웅부공원에서 '탈 패션쇼'를 마련했다. 지역의 전설과 이야기 속에서 찾은 이미지를 탈로 형상화해 만든 창작탈을 쓰고 선보인 패션쇼였다. 탈 창작과 제작, 패션쇼 등에 지역민들이 직접 주체로 참여해 생활속 탈 문화를 이끌어냈다는 평가를 얻었다.

또 각종 스포츠 대회에서도 탈 문화가 스며들었다. 지난 9월에는 '제8회 안동 하회탈배 전국 동호인테니스대회'가 열렸다. 제1회 대통령배를 앞두고 치뤄진 경북도지사배 '안동하회탈 e스포츠한마당'도 탈 문화 퓨전화에 한몫했다.

최근에는 '하회탈 빵'이 개발돼 시판되고 있다. 이 밖에 낙동강 둔치에 조성된 음악 분수공원에는 저녁마다 분수 스크린을 통해 '초랭이', '할미' 등 하회탈춤을 형상화한 레이져 쇼를 볼 수 있다. 진입로에 설치된 관문과 고속도로IC, 축제장 주변 등 곳곳에서 탈 형상 조형물들이 들어서 안동의 탈 문화를 생활속에 담아내고 있다.

◆퓨전 탈 문화에 흠뻑 젖어든 안동 사람들

지난해 탈춤축제장은 다양한 모습의 탈을 쓴 사람들로 북적거렸다. 축제를 보는 것에 그치지 않고 참여해 즐길 수 있도록 '탈을 쓴 당신이 축제의 주인'이라는 의미를 담아 관광객들에게 탈을 쓰도록 유도한 것. 그야말로 각양각색의 탈을 쓴 사람들로 빈부와 인종과 남녀의 차별이 없는 '평등', '평화', '소통'의 축제판으로 만들었다.

권두현 (재)안동축제관광조직위 사무처장은 "탈은 현대적 캐릭터의 가장 좋은 소재다. 축제판에서 탈을 쓰는 것은 모두가 평등하다는 메시지를 담고 있다"며 "탈 문화를 다양한 방법으로 현대인들의 삶 속에 녹아들 수 있도록 만들어 평등과 소통의 사회를 만들었으면 한다"고 했다.

초등학생들은 학교에서 자기만의 탈을 만들고, 시민들과 관광객들은 축제조직위가 상설 운영하는 '탈 공방'에서 개인 탈을 만들었다. 읍·면·동 주민들은 지역마다 전해오는 전설과 설화에서 이미지를 형상화한 탈을 만들어 쓰고 경연을 벌였다.

김휘동 안동시장은 "탈 탁본체험과 탈 칠하기 체험, 하회탈 줄 인형 상품개발 및 인형극 제작 공연 등 다양한 현대생활에서 탈 문화가 스며들고 있다"며 "지역 각종 공예대전에서도 탈을 활용한 상품들이 출시되는 등 안동지역 전체가 퓨전 탈 문화로 자리 잡아 가고 있다"고 했다.

안동·엄재진기자 2000jin@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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