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8년 '랭군의 봄'으로 불리는 미얀마 민주화. 당시 민주화 운동을 주도했던 많은 학생들이 군사정권의 탄압을 피해 태국과의 국경지역 밀림으로 떠났다. 그후 20년. 한때 1만명이 넘었던 그들은 이제 1천명도 남지 않았다. 어떤 이는 전투 중에 죽고, 어떤 이는 정글에서 말라리아로 죽고, 어떤 이는 제3국으로 떠났다.
28일 0시 KBS1 TV에서 방송되는 '특집 인간의 땅-미얀마 슬픈 정글' 편에서는 아직도 밀림 속에서 군사정권에 대항해 투쟁을 계속하고 있는 미얀마 민주화 운동의 살아남은 사람들을 만나본다.
88년 민주화운동을 펼치다 밀림으로 들어간 학생들은 ABSDF(전버마학생민주전선)를 조직했다. 그들은 전투 조직과 이동 의료팀을 구성, 정부군으로부터 밀림을 지키고 가난과 전염병에 시달리는 밀림 사람들을 보호해왔다. 그러나 청춘을 잃어버린 20년의 세월 동안 ABSDF의 조직원들은 대부분 죽거나 떠나갔다. 이제 그들에겐 정부군과 싸우기엔 턱없이 부족한 전투 병력이 남았을 뿐이다.
그들이 처한 현실은 막막하지만, 밀림을 떠나지 못한다. 밀림엔 점점 더 압박을 가해오는 정부군과 정부군에 쫓기는 가난한 주민들이 있기 때문이다. 다행히 2007년의 샤프론 항쟁은 그들에게 다시금 희망의 싹을 틔워주었다. 새로운 청년들이 ABSDF의 대원으로 자원해 온 것이다. 그들은 의료 교육과 전투 훈련을 받으며 미얀마의 민주주의를 준비하는 새로운 힘으로 성장하고 있다. 미얀마 군부 독재는 여전히 막강한 힘으로 민주주의를 억압하고 있지만, 밀림에선 21년 전의 민주 투사들이 다시 태어나고 있다.
최병고기자 cbg@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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