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옆집 강도와 맞서다 숨진 故 전형찬 추모 열기

"의협 청년 기리자" 상주가 후끈

여자 혼자 살고 있는 원룸에 침입한 강도와 맞서 싸우다 숨진 의협심 강한 2대 독자 대학생을 추모하는 분위기가 상주에 일고 있다.

주인공은 경북대 상주캠퍼스 산림자원학과 4학년인 고 전형찬(25·경주시 강동면 오금2리)씨. 전씨는 19일 오후 7시쯤 자신이 살고 있는 상주시 낙양동 원룸의 옆집에서 강도가 침입, 집주인 박모(29)씨가 비명을 지르자 곧바로 달려가 문을 두드리며 사태를 파악하던 중 문을 차고 나온 강도와 맞서 싸우다 흉기에 목숨을 잃었다.

이번 사건을 담당한 상주경찰서 김선희 수사과장은 "불행한 사태에 직면한 이웃을 도우려고 자신의 목숨까지 바쳐가며 강도에 맞서 싸운 전씨는 사회정의를 실천한 용기있는 시민"이라고 평가했다. 전씨의 용기있는 행동은 최근 인터넷 각종 포털 사이트에 '진정한 의인 대학생'이란 제목으로 젊은층들에게 알려지고 있다.

전씨는 지난 2003년 경북대 상주캠퍼스에 입학, 1학년을 마치고 군대에 간 복학생으로 내년초 졸업을 앞두고 있었다. 평소 전공분야 진출의 꿈을 가진 그는 이날도 산림기사 시험준비를 하고 있던중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전씨의 입학동기인 전태옥(26)씨는 "말수가 적고 차분한 착한 성품이며 항상 자신보다는 학우를 먼저 배려하는 따뜻한 마음을 가진 친구였다"고 회상했고 전씨의 지도교수 배관호 교수는"평소 차분하고 착한 성격인데다 의협심마저 강해 옆집의 급한 상황을 알고 모른채 할 수 없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추태귀 경북대 부총장은 "불의에 맞서 싸우다 운명을 달리한 전씨의 명복을 빌며 의사상자 지정을 요청하는 등 전씨의 뜻을 살릴 수 있는 방안을 찾겠다"고 말했다. 이정백 상주시장도 "일본에서 열차 선로에 떨어져 위험에 처한 취객을 고조하려고 애써던중 달려온 열차에 생을 마감한 일본 유학생 고 이수현씨가 생각난다"며 "전씨의 진정한 용기와 의협심을 널리 전하는 방법을 찾아보겠다"고 말했다.

상주·이홍섭기자 hslee@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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