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주교 주교회의 정의평화위원회(위원장 최기산 주교)는 12월 6일 제28회 인권주일을 맞아 '물질이 아니라 인간 전체를 위한 발전, 정의와 공동선을 원칙으로 한 발전을 추구해야 한다'는 내용을 골자로 한 담화를 발표했다.
정의평화위원회는 "지난 한 해 동안 우리나라는 세계 금융 및 경제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많은 어려움을 겪어왔다"며 "이 위기는 발전이라는 명목으로 인간의 끝없는 탐욕과 소비욕구를 키워온 현대의 물질만능주의와 정의·공동선이라는 윤리 원칙의 결핍된 권력 남용의 결과"라고 밝혔다. 아울러 교황 바오로 6세와 베네딕토 16세가 강조한 것처럼 "진정한 발전은 물질을 넘어선 보편적 인류애와 인간 전체의 발전을 추구해야 하며, 발전의 중심에는 인간에 대한 사랑이 있어야 한다"고 전제했다.
또 정의평화위원회는 "그러나 우리나라에서 행해지는 발전의 형태는 많은 경우 약자를 배려하지 않고 소수의 힘 있는 사람들의 이익만을 위한 것임을 발견하게 된다"며 "인간의 욕심은 더불어 살아가야 할 자연의 다른 생명들도 위협한다"고 했다.
대표적인 사례로, 서울 용산을 비롯해 도시 여러 곳에서 행해지는 무분별한 재개발사업을 지적했다. 재개발이 이루어진 곳에 고급 아파트가 들어서면서 가난한 이들은 삶의 터전을 잃고 외곽으로 밀려나는 일이 계속되고 있다는 것. 담화문에서는 "특히 용산에서는 불합리한 개발 절차로 생계를 위협받게 된 세입자들의 항의를 무리한 공권력의 행사로 진압하는 과정에서 6명의 귀중한 생명까지 희생됐다"며 "안타깝게도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해야 할 정부는 무책임한 태도로 일관하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정의평화위원회는 "다수의 합리적인 반론에도 불구하고 수질개선, 물 부족 해소라는 명목으로 천문학적 비용을 들여 일방적으로 행해지는 정부의 4대강 개발 사업은 4대강의 생태계를 파괴함으로써 아름다운 자연환경이 돌이킬 수 없이 훼손될 위험에 처하게 만들고 있다"며 "이는 자연에 대한 인간의 폭력이며 하느님께서 세우신 우주의 질서를 흔드는 일"이라고 밝혔다.
김수용기자 ksy@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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