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빨강, 파랑, 노랑의 구성
작가: 몬드리안(Piet Mondrian 1872~1944)
제작연도: 1930년
재료: 캔버스 위에 유채
크기: 51 × 51㎝
소재지: 미국, 뉴욕, 개인소장
이 그림은 몬드리안의 전형적인 양식, 즉 기하학적 추상회화 양식의 전형이 되는 신조형주의(Neo-Plasticism) 시대의 대표작 중 하나이다. 지난 주에 그의 초기작품이라고 할 수 있는 에서 나무의 형상이 수직과 수평을 축으로 점차 도형화(圖形化)되어 가는 것을 보았다. 따라서 이 그림은 이러한 도형화 과정의 논리적 결론이라고 하여도 무방하겠다.
이 그림에서 우리는 무엇을 볼 수 있는가? 수직과 수평의 검은 선, 빨강·노랑·파랑의 삼원색과 흰 여백 그리고 완벽한 균형의 비대칭적인 구성, 이것이 우리가 읽을 수 있는 전부이다. 따라서 이 작품에 대한 이해는 그가 왜 이렇게 그렸을까라는 의문에 초점을 맞추는 것이 타당할 것으로 보인다.
결론적으로 말하자면 몬드리안의 신조형주의는 그의 세계관이 회화로 표현된 것이다. 당시 추상의 개척자들이 공통적으로 추구한 것은 감각적 현상 너머에 존재하는 궁극적 리얼리티의 회화적 재현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칸딘스키에게 있어서 이 리얼리티는 대상과의 일체화를 통해서 해방되는'물질 안에 갇혀있는 정신', 즉 주관적이면서도 보편적인 것이라면 몬드리안의 그것은 작가라는 주체와 대상이라는 객체가 분리된 상태에서 주체에 의해 파악된 객관적이면서 보편적인 리얼리티이다. 그는 현재를 중심으로 그 이전을 개별적인 리얼리티가 지배하는 개별주의 시대로, 그리고 다가오는 세계는 보편적 리얼리티의 보편주의 시대로 파악하고 있는데, 그에 의하면 개별적인 리얼리티는 자연대상에서 지각되는 것으로서 화면에서 특정한 사물의 감각적 형상과 그에 따라 결정된 공간으로, 보편적 리얼리티는 지각의 한계를 넘어서는 객관적이고 절대적인 것으로서 순수한 조형요소에 의해서만 표현될 수 있다고 주장하였다. 그는 변화하는 자연세계의 외양은 불완전한 것이며, 게다가 그 인식마저도 작가의 개성이나 기질에 의해 개별화된다고 생각했다.
보편적 리얼리티를 온 인류와 예술가들이 추구해야 하는 이상으로 간주했던 몬드리안에게는 그가 잠시 몸담았던 입체주의 역시 아직도 대상의 외양과 완전히 결별하지 못하는 자연주의적인 미술이었다. 진정한 리얼리티를 재현하기 위해서는 이 가시적 세계를 좀 더 객관화하고 보편화할 필요, 즉 추상화할 필요가 있었다. 대상이 어떻게 보이느냐가 아니라 어떻게 존재하느냐가 관심의 대상이었던 입체주의는 몬드리안의 신조형주의 양식 확립에 중요한 단초를 제공한다. 자연 대상은 그들의 기본적인 형태 원리인 수직 수평의 선으로, 색채는 삼원색과 무채색으로 국한되어 결국 감각과 무관한 보편적인 리얼리티, 즉 우주의 보편적 조화로 연결된다. 대칭성은 인체나 동식물의 형상에서 쉽게 찾아 볼 수 있듯이 너무 자연주의적이라 하여 배제되며, 균형은 조화의 기본 원리로서 모든 화면을 지배하는 절대적인 조형원리로 작용하게 된다.
결국 이 작품은 몬드리안 자신이 진정한 리얼리티라고 생각한 '세계의 보편적 조화'를 회화적 구성으로 환원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권기준 대구사이버대 미술치료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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