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tv 영화를 보자] EBS 세계의 명화 '내 아들'

28일 오후 11시

사춘기 소년인 줄리앙(빅토르 세보 분)은 잘 생기고 똑똑해서 누구나 부러워하는 듬직한 아들이다. 줄리앙의 엄마(나탈리 베이 분)는 일밖에 모르는 무심한 남편과 관계가 멀어지자 아들에게 몹시 집착하고 줄리앙의 아주 사소한 일상까지 모든 일들을 일일이 간섭하려 든다. 줄리앙의 유일한 피난처는 할머니(엠마누엘 리바 분)에게 받는 피아노 레슨. 줄리앙은 할머니 댁에서 엄마의 눈을 피해 여자 친구인 앨리스를 만나는데, 결국 엄마에게 여자 친구를 사귄다는 사실을 들켜버린다. 또 줄리앙의 성적이 떨어지자 엄마는 축구팀 활동과 피아노 레슨을 그만두게 하고 친구들과 만나는 시간까지 제한하며 줄리앙에게 과외 수업을 받게 한다. 줄리앙은 점차 엄마의 과도한 사랑 때문에 심리적으로 매우 고통스러워 하며 매일 밤마다 울고 집 안에서도 거의 웃지 않고 말수가 줄어든다. 줄리앙을 걱정하는 누나 수잔(마리 크레메르 분)은 아버지(올리비에 구르메 분)에게 이야기해서 줄리앙을 도와주려고 노력하지만, 뜻대로 되지 않는다. 엄마 몰래 앨리스를 만나기 위해 밤늦게 파티에 갔다가 엄마에게 들켜 호되게 얻어맞은 이후, 줄리앙은 수시로 엄마에게 얻어맞고, 경찰에게 전화해서 자살을 하겠다고 신고를 하는데.

사춘기 소년과 아들을 사랑하는 어머니. 그러나 어머니의 사랑이 과도한 집착에 이르러 어머니는 아들의 모든 사소한 일상까지 개입하려든다. 아들은 구원의 손길을 뻗어보지만 벗어날 길이 없고, 심리적으로 상처를 받아 몹시 고통스러워한다. 우리의 눈으로 볼 땐 좀 과장돼 보이지만, 자식에 대한 사랑이 도를 지나칠 때, 어떤 결과가 나올지 보여주는 영화이다. 감독인 마티알 푸게론은 이 두 사람 사이의 친밀감을 그려내고 싶었다고 한다. 줄리앙의 엄마가 마음대로 줄리앙의 일거수일투족을 옭아매며 아들이 성인으로 자라는 과정을 부정하며 자기 품에 있기를 바라는 동안, 한창 감수성이 예민한 줄리앙은 심리적으로 많은 상처를 받고 불행한 나날을 보낸다. 프랑스의 유명한 여배우인 나탈리 베이의 리얼한 연기가 인상적인 영화로, 나탈리 베이는 아들에게 집착하는 어머니의 모습을 훌륭하게 그려냈다. '내 아들'은 가족의 의미와 가족의 문화를 되새기는 '제1회 서울국제가족영상축제' 상영작이었다. 상영 시간 79분.

김수용기자 ksy@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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