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야고부] 전국지와 지역일간지

대구경북을 비롯한 전국 각 지방에서 발행되는 신문들과 서울에서 발행되는 것들을 살펴보면 서울과 비수도권의 관심이 확연히 다름을 알 수 있다.

최근 지방의 최대 관심사는 뭐니 뭐니 해도 세종시 문제. 대통령이나 총리가 나서 행정중심복합도시로 만들 계획이던 세종시에 대한 전면 손질 방침을 밝힐 때만 해도 세종시는 지방의 관심 사항 밖이었다. 우리의 생존과 직결될 것이란 예견을 하지 못했기 때문.

행정중심복합도시의 근간인 정부 부처 이전이 축소 내지 백지화된다는 설이 구체화되고 이에 반발하는 충청 민심이 들끓으면서 세종시가 엉뚱하게 영호남에 직접적인 타격을 입히기 시작했다. 정부가 파격적인 혜택을 내세우며 기업 유치에 나선 탓이다. 혁신도시'경제자유구역'국가공단'첨단의료복합단지 등의 프로젝트로 이제 겨우 '기업 모시기'에 나선 대구경북으로선 뒤통수를 맞은 꼴이다. 개발이 계획된 지방공단의 몇 분의 일에 불과한 땅값에 과감한 세제 지원 등을 내세우니 오려고 약속한 기업들이 등을 돌리는 것은 불문가지.

세종시가 왜 만들어지게 됐는가. 전 국토 면적의 11.8%에 불과한 수도권에 제조업체의 56.9%, 금융의 68%, 의료기관의 49.3%, 공공기관의 84.4%가 몰려 있다. 이는 국토해양부의 연차보고서에 나온 명목상의 수치. 내용에서는 더 심각한 수도권 집중 현상이 일어나고 있다. 수도권이 가히 지방의 모든 양분을 빨아들이는 블랙홀이 되고 있다.

참여정부는 수도권 집중 원인이 정부 부처의 과밀에서 발생했다고 보고, 정부 부처를 옮겨 수도권 집중을 완화해 보자는 취지에서 여야 합의로 세종시특별법을 만들었다. 전국 주요 도시에 공공기관을 분산 배치하자는 혁신도시안도 그때 만들어졌다.

대구 및 김천의 혁신도시에다가 최근 잇따라 성사되는 각종 프로젝트로 기대에 부풀었던 대구경북. 이제는 '닭 쫓던 개 지붕 쳐다보는' 격이 되고 있다. 기업 및 연구기관들에 제시한 당근이 세종시보다 턱없이 부족하기 때문. 범정부적으로 세종시 도와주기에 나선 판에 과감히 대구경북에 가겠다고 할 기업은 없을 것이다. 그래서 지방에서 발행되는 신문들은 연일 지역 민심을 대서특필하는 것이다.

하지만 서울에서 발행돼 전국으로 배포되는 신문들은 아예 관심 밖이다. 지역민들이 전국지를 중앙지로 여기며 많이 볼수록 내 지역의 이익은 저 멀리 달아나 버린다는 것을 깨달을 때가 바로 지금이다.

최정암 동부지역본부장 jeongam@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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