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월 디도스(DDoS) 사태때는 정말 한숨도 못 잤습니다. 예상을 못했던 것은 아니지만 공상영화가 아닌 실제 상황이 되니까 난감하기 이를 데 없었습니다. 덕분에 우리 사회가 사이버 정보보안에 대해 관심을 갖게 된 것은 다행이지만요."
이달 25일 취임한 장광수(53) 정부통합전산센터장은 정부 내에서도 손꼽히는 정보통신 전문가다. '디도스 대란'도 그가 지난해에 미리 대처장비를 구축토록 한 덕분에 행정기관의 피해가 적었다.
그는 경북대 4학년때인 1981년 행시 24회에 합격, 국세청에서 공직생활을 시작했다. 하지만 IT분야의 중요성을 깨닫고 1993년 정보통신부로 옮긴 뒤 외길을 걸었다. 비(非)이공계 출신으로서 전문성 보완을 위해 영국 런던대 정경대학원에서 정보시스템관리를 전공했고, 미국 조지워싱턴대학 국제과학기술센터 연수도 다녀왔다. 국내 IT기업의 해외 진출에도 관심이 많아 중앙대에서 국제학 박사과정도 밟고 있다.
"90년대 초반만 하더라도 정보통신이란 단어조차 생소했지요. 물론 인터넷도 보급이 안 됐고요. 경제기획원에 근무할 때 정통부 전직 희망자 공모에 과감히 도전했던 게 제 인생의 전환점이었습니다. IT 강국으로 한국이 거듭나는데 조금이나마 기여한 것 같아 보람으로 생각합니다."
그가 맡고 있는 정부통합전산센터는 40개 정부부처 전산 자원의 효율적 관리와 안정적 운영을 책임지고, 각 기관의 대국민 서비스 지원 및 국가 차원의 정보보호체계 구축을 맡고 있다. 센터장은 이번에 처음으로 개방형으로 모집했다. 그는 "정부통합전산센터를 세계 최고의 글로벌 인터넷데이터센터로 만드는 게 목표"라며 신기술 적용을 통한 정보자원 활용 극대화, 그린 전산환경 구축, 완벽한 정보보호체계 마련 등을 시급한 과제라고 꼽았다.
이제는 내로라하는 전문가이지만 '정보통신'과의 첫 만남은 까까머리 중학생때였다. "집안 형편이 어려워 매일신문 배달 아르바이트를 한 2년 했어요. 혼자서 대구 대명동 일대에 200부쯤 돌렸는데 당시에는 신문 연재소설이 인기여서 집 앞에서 기다리는 분들도 꽤 있었습니다. 정보의 중요성을 그 때 깨달았다고나 할까요. 하하하."
정부 고위공무원단에서 드물게 지역에서 대학을 나온 토박이답게 지역에 대한 고민도 깊었다. "미래 성장동력이 부족한 대구는 사이버 세상에 맞는 소프트웨어·문화콘텐츠산업으로 눈을 돌려야 합니다. 보수적인 지역 특성상 섬세한 면은 좀 부족하지만 이제라도 트렌드의 변화에 맞춰 달라져야 합니다." 그는 군위 산성초교·대구 영남중·경북고를 나왔다.
이상헌기자 davai@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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