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역사 속의 인물]처칠 어머지 제니 제롬

영국을 2차대전 승전국으로 이끈 윈스턴 처칠이 1874년 오늘 어머니 제니 제롬에게서 태어났다. 학창시절 말썽꾸러기 낙제생이었던 그가 대영제국의 총리에까지 오른 것은 어머니의 살뜰한 보살핌 때문이다. 미국의 투기꾼 거부(巨富) 레너드 제롬의 딸이었던 제니는 원조 '달러 공주(dollar princess)'로 불린다. 달러 공주란 유서깊은 가문의 유럽 귀족과 결혼하기 위해 막대한 지참금을 싸들고 영국으로 건너온 미국 졸부들의 딸을 가리키는 말이다. 대단한 미인이었던 그녀가 처칠의 아버지인 랜돌프와 결혼한 것은 치밀한 각본에 의한 것이라는 이야기가 있다. 랜돌프는 영국 최고 명문가로 꼽히는 말버러 공작 처칠 가문의 둘째 아들로, 달러 공주의 주요 표적이었으니 그럴 만도 했다.

지참금 5만 파운드로 '레이디 랜돌프 처칠'이란 명예로운 호칭을 얻은 그녀는 타고난 미모를 바탕으로 단번에 영국 사교계의 꽃으로 떠오르며 랜돌프가 하원의장, 재무장관으로 오르는데 결정적 공헌을 했다. 육군사관학교 입시에서 두번이나 낙방한 아들 윈스턴이 세번째 시험에서 합격할 수 있었던 것도 제니가 영향력을 발휘했기 때문이라는 소문도 있다. 역시 훌륭한 어머니 밑에 훌륭한 아들이 나오는 법이다.

<정경훈 논설위원>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