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 스틸러스의 '3관왕' 위업 달성이 좌절됐다. 포항은 29일 오후 포항 스틸야드에서 열린 K-리그 플레이오프에서 리그 7회 우승에 빛나는 전통의 강호 성남 일화의 벽을 넘지 못하고 리그 우승의 꿈을 접어야 했다. 성남은 전반 45분에 터진 몰리나의 프리킥 결승골을 끝까지 잘 지켜 포항을 1대0으로 제압했다. 성남은 다음달 2일과 6일 홈앤드어웨이 방식으로 리그 1위 전북 현대와 K-리그 챔피언 자리를 놓고 물러설 수 없는 한판 대결을 벌이게 됐다.
이날 경기는 포항이 주도했다. 데닐손, 노병준의 정확하고 날카로운 패스와 크로스를 앞세워 전반 초반부터 성남을 거세게 몰아붙였다. 포항은 일방적이라 할 정도로 경기를 주도했지만 슈팅에 힘이 들어가면서 수차례 결정적인 찬스를 모두 놓쳤다. 반면 전반 내내 수세에 몰렸던 성남은 전반 45분 골 에어리어 바로 앞에서 얻은 프리킥 기회를 놓치지 않고 골로 연결하는 무서운 집중력을 발휘했다. 몰리나는 왼발로 감아차는 절묘한 슈팅으로 포항의 골대 오른쪽 골망을 갈랐다.
6강, 준플레이오프에서 살아 올라온 성남의 상승세는 무서웠다. 전반 포항의 공세에 밀려 몇 번의 역습만으로 경기를 풀어가다 전반 막판 선제골을 터뜨린 성남은 후반 들어 공격력이 눈에 띄게 살아나 포항과 대등한 경기를 펼치며 일진일퇴의 공방을 벌였다. '무전기'를 든 신태용 감독도 바빠졌다. 후반 12분 스테보의 단독 찬스, 19분 몰리나의 위협적인 슈팅 등 추가골 기회를 여러 차례 잡는 등 갈 길 바쁜 포항의 간담을 서늘케 했다. 이에 포항의 파리아스 감독은 데닐손까지 빼는 등 3명의 교체 카드를 모두 사용하는 과감한 용병술을 폈으나 이날 만큼은 '마법'이 통하지 않았다.
후반 27분엔 성남 진영에서 볼 다툼을 벌이던 성남의 장학영이 부심에게 항의하다 경고 없이 바로 퇴장 명령을 받았고, 이후 포항의 총공격과 성남의 육탄 방어가 시작됐다. 추가 시간 5분까지 포항은 쉴새없이 성남을 몰아붙였지만 선수 전원이 골대 앞을 점령한 성남의 골문을 열지 못했다. 시간이 흐를수록 마음은 급해지고 몸은 지쳐간 포항 선수들은 쫓기는 듯한 모습을 보이며 평소처럼 차분하게 경기를 풀어내지 못했다. 성남은 장학영의 퇴장 이후 더욱 집중력을 보이며 육탄방어로 포항의 쏟아지는 슛 공세를 몸으로 막아냈다. 성남 골문 앞은 마치 럭비 경기를 방불케 할 정도로 양 팀의 선수들이 엉겨붙었다.
결국 올해 포항과의 상대 전적(2승1무)에서 한 번도 패하지 않았던 성남은 이날 경기에서도 포항에 주도권을 뺏기고도 단 한 번의 프리킥 기회를 잘 살려 포항전 무패 기록을 '4'로 늘리며 챔피언 결정전에 진출했다. 반면 포항은 홈 연속 불패신화를 24경기(15승9무)에서 마감하고, 피스컵 코리아와 AFC 챔피언스리그 우승에 만족해야 했다.
전북 현대와 성남 일화의 K-리그 쏘나타 챔피언십 2009 결승 1차전은 내달 2일 오후 7시 성남 홈 구장에서 열린다.
이호준기자 hoper@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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