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경산소방서, 영남대서 나가주세요"

건불 27년 무상사용… 대학측 "수익사업 나설거" 이전요구

1980년대 경산 영남대 캠퍼스에 들어섰던 경산소방서(사진)가 대학 측의 요구로 27년 만에 캠퍼스를 떠나야 할 운명을 맞게 됐다.

경산소방서는 영남대 소유인 경산시 조영동 314에 2천376㎡(718평) 청사를 지어 영남대 측과 무상사용 조건으로 1984년부터 2005년까지 21년간 쓰다가 2010년까지로 사용기한을 한 차례 연장한 바 있다.

영남대는 2005년 소방서 측에 해당 부지 매입을 요청한 데서 한발 더 나가 최근에는 아예 이전을 요구, 소방서 측은 이전·신축 작업을 서둘러야 할 형편이다.

영남대는 캠퍼스 내 화재 우려가 사라진데다 대구도시철도 2호선 연장 공사가 끝날 경우 현재 해당 부지의 가치가 크게 높아질 것으로 예상돼 소방서 이전을 요구하고 있다. '노른자위' 땅을 공공기관에 무상으로 빌려 줄 수는 없다는 이유에서다.

이에 따라 경산소방서는 이전·신축비로 올해 15억원을 확보한 데 이어 내년에 10억여원을 따냈지만 예산이 충분치 않아 사유지를 매입해 이전하기는 어려운 형편이어서 영남대 측에 대체 부지 9천900㎡(훈련장 포함)를 마련해 달라고 요청하고 있다.

하지만 영남대는 "재단 정상화로 교육용 재산 지키기와 등록금 외 수익증대 사업에 나서고 있는 만큼 기관·단체 등에 대한 무상 임대 관행은 끊겠다"는 입장이어서 소방서 이전은 당분간 난항을 겪을 전망이다.

소방서 측은 "사유지의 경우 땅값이 비싸 영남대에 대체 부지를 요구하고 있지만 여의치 않아 내년 초부터 도심을 벗어나지 않은 곳의 부지를 물색하는 등 이전·신축 절차를 밟을 것"이라고 말했다.

경산·황재성기자 jsgold@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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