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시 수정 여부를 두고 대립각을 세우고 있는 이명박 대통령과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 간의 '세종시 담화'가 이뤄질까.
1일 오후 이 대통령이 방한 중인 쇼욤 라슬로 헝가리 대통령과의 만찬에 박 전 대표를 초청하면서 세종시에 대한 이야기가 언급될지 정치권이 주목하고 있다. 특히 이 대통령과 박 전 대표의 '만찬장 독대'가 성사된다면 범국민적 관심사인 세종시 얘기가 빠지지 않을 것으로 예상돼 관심이 집중된다.
하지만 청와대 박선규 대변인이 1일 "박근혜 전 대표는 정치인이 아닌 유럽 특사 자격으로 만찬에 오는 것인 만큼 이 대통령과 독대를 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해 독대 가능성은 희박한 편이다. 박 전 대표는 지난 8월 대통령 특사 자격으로 헝가리를 방문한 바 있다. 이에 친박계에서도 "외빈을 초청한 자리에서 국내 현안에 대해 언급하는 것은 예의가 맞지 않은 행동"이라며 독대 가능성을 일축했다.
친박계 서상기 의원(대구 북을)은 "박 전 대표와 이 대통령 간의 세종시 얘기는 수정안이 나오고 난 뒤 이뤄질지 모르겠지만 지금은 여러 가지로 때가 아니다"라며 "이 대통령이 국민과의 대화를 끝낸 만큼 지금은 여론의 추이와 대세 등을 지켜봐야 할 때"라고 말했다. 결국 "수도 분할은 곤란하다"는 이 대통령의 뜻과 "약속이다. 원안+α가 되어야 한다"는 박 전 대표의 원칙이 당분간 평행선만 그을 것으로 보인다.
이와 별도로 29일 고 육영수 여사 탄신 84주년 숭모제에 참석한 친박계 의원들에게 박 전 대표가 인생을 테니스와 비교한 얘기가 알려지면서 '박근혜 테니스론'이 정치권에 회자하고 있다. 이날 박 전 대표는 "테니스를 할 때 기본에 충실하라. 공을 끝까지 쳐다봐라. 손목으로만 치면 안 되고 온몸으로 쳐야 공도 잘 맞고 힘도 실린다" 등을 얘기했다. 일부는 이 얘기에서 "'기본은 곧 신뢰'를 뜻한다"며 원칙을 중요시하는 박근혜의 정치관이라도 해석했고, 일부는 "약속을 충실히 이행하고, 어떻게 흘러가는지 끝까지 지켜보고, 온 힘을 모아 약속을 지켜내자"는 세종시에 대한 얘기를 테니스에 비유한 것이 아니냐는 해석도 내놓고 있다.
이날 배석한 조원진 한나라당 의원(대구 달서병)은 "박 전 대표는 이날 살아가는 이야기를 테니스에 빗댔는데 정치나 사업, 삶 등을 모두 넣어도 맞아떨어지는 하나의 지혜였다"고 말했다.
한편 경찰에 따르면 최근 박 전 대표는 세종시 논란과 관련해 염산 테러 위협을 당하고 있으며 최근 두 차례 박 전 대표의 국회 의원회관 사무실로 협박 편지가 배달됐다.
서상현기자 subo801@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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