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이라는 사회보장제도가 우리나라에 도입된 지 올해로 22년이 되었다. 사람으로 치면 어느 듯 성년으로 의욕과 활기가 넘치는 청년기라고 하겠다. 가입자가 1천800만명, 연금수급자가 250만명, 연금지급준비 적립기금규모 세계 5위, 이 정도면 훌륭한 청년기임에 틀림이 없다.
국민연금제도가 어떤 제도인지, 노후소득보장의 개념 자체가 생소하기만 했던 지난 20년여를 되돌아보면 많은 성장과 변화를 실감한다. 사실 요즘은 대부분의 국민들이 국민연금제도를 잘 알고 있다. 그리고, 이에 상응해 국민연금공단에 요구하고, 기대하는 수준도 매우 높고 다양하다. 공적연금으로써의 국민연금에 국한하지 않고 종합적인 노후재무설계 상담을 요구하는가 하면 건강, 일자리, 취미 등의 노후생활설계 부문까지 심층적인 상담을 원하고 있다.
기대수명 80세 고령화사회의 당연한 현상으로서 노후준비는 이미 우리 사회의 중요한 화두가 되었다. 하지만, 부작용도 만만치 않다. 아무리 사회가 발전하고 국가가 부유해져도 모든 노인이 모두 자신의 노후를 위해 충분히 준비할 수 있는 여건이 갖추지는 못한다는 사실이다. 이럴 경우 오히려 상대적인 상실감과 좌절감을 느끼게 되고, 노후를 지나친 두려움으로 맞이하게 된다는 것이다. 준비되지 못한 노후는 결코 축복이 될 수 없다는 말이 있지만, 노후를 지나치게 두려워할 필요 또한 없다고 본다. 노후는 주어진 자신의 여건에서 하나하나 차근차근 준비하는 것에 의미가 있다. 또 이를 보완하는 것이 사회보장제도의 존재 이유다.
그러면, 노후준비는 어떻게 하는 것이 바람직한가? 쉬운 문제가 아니다. 왜냐하면, 개인의 여건이 다르고, 노후의 기대 수준도 다르기 때문이다. 그러나 노후 준비의 원칙은 있다. 통상적으로 3단계로 단계적으로 준비하라고 말한다. 먼저 1층은 국민연금이나 공무원연금 등 공적연금으로 준비하라는 것이다. 그 다음 개인 상황에 따라 2층 구조인 기업연금 즉 퇴직금이나 퇴직연금으로 준비하라는 것이다. 2층의 경우도 가능하면 퇴직금보다는 퇴직연금이 더욱 바람직하다. 퇴직연금은 다소 생소한 제도이지만, 2005년 12월부터 우리나라에도 이미 도입이 되어 있다. 퇴직금은 회사가 지급준비금이라는 자산으로 보유 운영함에 비해 퇴직연금은 전문 금융기관에서 운영하게 된다. 그리고, 일시금이 아닌 퇴직연금으로 지급되기 때문에 훨씬 노후보장에 유리한 측면을 가지고 있다.
그 다음 마지막으로 1, 2층을 준비한 후 여유가 있을 경우 보다 나은 노후를 위해 개인연금이나 다양한 금융자산으로 준비하라는 것이다. 그런데, 현업에서 종종 이 원칙을 무시하고 1, 2층의 기초 없이 바로 3층을 준비하는 경우를 종종 보게 된다.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다. 공적연금인 국민연금을 1층을 두라고 하는 데는 이유가 있다. 공적연금은 노후를 위한 충분한 연금을 지급하지는 못한다. 하지만, 공적연금은 그 시대의 실질적인 소득을 어떠한 급격한 인플레이션이나 사회적 변동에도 항상 보장해주는 큰 장점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반드시 참고할 사항이다.
올 3월 법령개정을 통해 노후설계상담 업무를 국민연금공단 고유업무 영역에 포함시키고 현재 다양한 상담을 실시하고 있다. 이를 위해서 공단에서는 그동안 사회복지사 401명, 개인종합재무설계사(AFPK) 467명, 노후설계컨설턴트(CSA) 2천448명을 양성하는 등 준비를 꾸준히 해왔고, 앞으로 더욱 유능한 전문상담 인력을 위한 계획을 추진 중이다.
노후를 어떻게 준비할 것인지, 나의 맞춤형 노후준비는 무엇인지 지금부터라도 따져봐야 한다. 아름다운 노후, 자신에게 맞는 '준비된 노후'는 분명 축복이다.
신종기 국민연금공단 대구지역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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