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700자 읽기]대구경북의 명목을 찾아서

이정웅 글·사진/㈜아이컴 펴냄

대구 달성공원에 이토 히로부미가 심은 나무가 있다는 사실을 아는 이가 얼마나 될까. 그것도 조선의 마지막 황제 순종이 심은 나무와 나란히 말이다. 대구 향토사 연구에 매달려 온 '달구벌 얼찾는 모임' 이정웅 대표(전 대구시 녹지과장)가 신간 '대구경북의 명목(名木)을 찾아서'를 펴냈다. 저자는 "명목 또는 노거수는 단지 더 크거나 아름답다는 차원이 아니라 그 지역의 민담이나 씨족사, 향토사, 인물까지 아우르는 소중한 문화자산"이라며 "지역의 소중한 문화·관광자원이 될 수 있음에도 알려지지 않은 면이 많다"고 아쉬움을 나타냈다.

저자는 서적과 인물 인터뷰, 현장 방문 등 다양한 고증을 통해 명목들이 간직한 사연을 찾아나선다. 이토 히로부미가 심었다는 가이즈카 향나무가 대표적이다. 달성공원 입구에서 들어가면 만나는 이 나무는 이토 히로부미가 안중근 의사에게 사살되던 해 심은 나무라고 한다.

책은 이 외에도 국채보상운동의 주창자 서상돈이 심은 대구교구청 앞 히말라야시더 나무, '동무 생각'의 작곡가 박태준의 사연을 담은 동산병원 담쟁이덩굴, 어사 박문수가 도둑을 심문했다는 일화를 담은 달성군 현풍면 솔례마을 앞 느티나무 등 대구시와 경주, 구미, 군위, 김천 등에 산재한 총 25종, 52그루의 나무들을 소개하고 있다. 239쪽, 1만5천원.

최병고기자 cbg@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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