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대도 없었고, 세종시에 대한 언급도 없었다.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는 외교 조력자라는 자신의 위치에서 한 치도 벗어나지 않았다. 1일 오후 청와대에서 열린 쇼욤 라슬로 헝가리 대통령 초청 만찬에서 이명박 대통령과 박 전 대표가 범국민적 관심사인 세종시 문제를 언급할 것인지 정치권이 주목했다. 두 사람은 9월 회동한 데 이어 두 달 만에 다시 만났다. 하지만 이날 만찬에서 이 대통령과 박 전 대표는 한·헝가리 외교 20주년을 기념해 방한 중인 쇼욤 대통령 초청 만찬이기 때문에 현안에 대해 한마디도 언급하지 않고 인사말만 주고받았다.
이 대통령은 박 전 대표와 악수를 하며 "(한·헝가리) 정상회담에서 (박 전 대표) 이야기를 많이 했습니다. 안에서 봅시다"라고 했고, 박 전 대표는 "네, 네"라고 응답했다.
주빈인 쇼욤 대통령을 사이에 이 대통령과 박 전 대표가 헤드 테이블에 앉았고 이 대통령은 만찬사에서 "박 전 대표가 헝가리 특사로 갔을 때 쇼욤 대통령께서 잘 대해줘 고맙다"는 감사 인사를 했다.
두 사람은 최근 박 전 대표에게 배달된 두 통의 테러 협박편지를 화제에 올렸다. 이 대통령은 "많이 놀라셨겠어요"라고 물었고, 박 전 대표는 "편지를 직접 읽어보진 않았습니다. 괜찮습니다"라고 답했다. 이 대통령은 지난 대선에서 자신도 테러 위협을 당한 예를 들며 위로했다.
만찬에 배석한 청와대 관계자는 "이 대통령과 박 전 대표가 헝가리 특사 파견을 주제로 환담하면서 편안하고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서 2시간 10분 정도 만찬이 진행됐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두 사람 간 화기애애한 분위기와 달리 여권은 폭풍전야다. 정부의 세종시 최종 수정안이 이달 중 발표되면 정치권은 또 한번 논란에 휩싸일 가능성이 크다. 세종시 문제를 두고 첨예한 대립각을 세우고 있는 이 대통령과 박 전 대표가 어떤 행보를 이어갈지 관심이 모이고 있다.
서상현기자 subo801@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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