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장을 담그려는 주부들의 마음이 바빠지기 시작하는 계절이다. 전라도에는 김치 전문가들이 무수히 많다. 광주여대 식품영양학과 교수이자 남도식문화연구소 소장으로, 2009 광주김치문화축제 김치아카데미 총괄진행을 했던 김지현 교수가 '맛깔난 전라도 김치요리' 강의를 위해 대구를 찾았다.
(주)핀외식연구소에서 주최한 이번 강의에는 배추김치, 겉절이김치, 묵은지용김치, 열무김치 등 20여가지의 김치 비법이 전해졌다. 김치 담그는 비결을 알아본다.
◆ 재료가 일등공신
김 교수는 김치 담그는 데에는 재료 고르는 일이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배추는 채가 너무 길지 않은 것으로 고르되 무게는 2.5~3㎏ 정도가 적당하다. 속이 너무 꽉 찬 배추는 피하는 게 좋다. 잘 절여지지 않기 때문이다. 배추의 결부상태가 70~80%로, 눌렀을 때 폭신한 정도가 적당하다. 마당에 3일 정도 놔두고 수분을 증발시킨 후 담그는 것도 좋은 방법. 배추 가운데는 노랗고 겉잎은 시퍼래야 김치를 담갔을 때 오래 보관할 수 있다.
배추를 절일 때는 배추의 뿌리 쪽에만 소금을 넣는다. 잎까지 소금을 치면 너무 질겨진다.
고춧가루는 빛깔이 좋은 것을 사용한다. 고춧가루를 물에 넣었을 때 색이 풀어지지 않으면서 무거운 것은 가라앉고 가벼운 것은 뜨는 것이 좋다.
◆ 육수 내기
김치를 담글 때 육수를 잘 내는 것은 김치 맛을 좌우하는 중요한 요소다. 육수를 낼 때는 다양한 재료를 사용할 수 있다.
일반적으로 사용하는 멸치 육수 외에도 콩나물 육수도 좋은 재료. 콩나물과 물을 솥에 넣고 콩나물이 물러질 정도로 오래 끓인다. 콩나물을 건져낸 이 육수를 사용하면 김치 맛이 개운하고 시원한데다 김치를 오랫동안 보관할 수 있다는 것이 김 교수의 설명이다.
김 교수는 "음식 양념의 비율은 생강 1, 마늘 2, 대파 4, 양파 8의 비율로, 여기에 다시마 10㎝, 멸치 10마리 정도가 육수 만드는 데에 적당한 비율"이라고 소개했다. 단 멸치와 다시마는 너무 오래 끓이면 쓴맛이 난다. 센 불에 10분, 약한 불에 10분, 불 끄고 10분 정도 뜸을 들이면 맛있는 육수를 완성할 수 있다.
◆ 묵은지용은 따로 보관
요즘 묵은지가 인기다. 그래서 묵은지를 가정에서 만들어 즐기는 사람들도 많다. 김 교수는 "김치 심사를 하면서 여러 가지 묵은지용 김치를 맛본 결과 일반 김치와 똑같이 담그되, 보관 온도를 달리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결론을 얻었다"고 말했다.
2002년 묵은지로 광주김치대축제 전통김치부문 대통령상을 수상한 박근옥씨의 묵은지 만드는 비법은 다음과 같다. 김치를 담근 후 3차례 숙성을 거치는데, 1차 숙성은 상온(15℃~20℃)에서 일주일간 자연 숙성 발효시킨다. 2차 숙성은 상온(4℃)에서 3개월간 자연 숙성시키고, 3차 숙성은 상온(0℃~1℃)에서 9개월간 자연 숙성 발효시킨다. 묵은지는 김치를 담근 지 2년째 됐을 때가 가장 맛있다고 한다. 더 이상 오래되면 군내가 나기 쉽다.
최세정기자 beacon@msnet.co.kr
사진·안상호 편집위원 shahn@msnet.co.kr
댓글 많은 뉴스
구미 '탄반 집회' 뜨거운 열기…전한길 "민주당, 삼족 멸할 범죄 저질러"
尹 대통령 탄핵재판 핵심축 무너져…탄핵 각하 주장 설득력 얻어
계명대에서도 울려펴진 '탄핵 반대' 목소리…"국가 존립 위기 맞았다"
이낙연 "'줄탄핵·줄기각' 이재명 책임…민주당 사과없이 뭉개는 것 문화돼"
尹 대통령 탄핵 심판 선고 임박…여의도 가득 메운 '탄핵 반대' 목소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