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이명박 대통령이 청와대 참모진들에게 내복 입기를 권유했다고 한다. 또 지난달 17일 열린 제49차 국무회의에서는 이 대통령을 포함한 국무회의 참석자들이 내복과 조끼를 착용했다. 에너지절약 차원에서 회의장 온도를 평소(20~22℃)보다 낮게 조정했기 때문. 내복은 그 효율성에 비해 그동안 푸대접을 받아왔다. 입으면 마치 시대에 뒤떨어진 것처럼 인식되어 내복을 입지 않는 풍조가 만연하게 된 것.
하지만 내복은 건강을 지키고 비용절감 효과도 가져오는 효자 상품이다.
그러면 내복의 효과는 얼마나 될까. 열화상카메라로 내복을 입었을 때와 입지 않았을 때 신체 표면온도를 측정한 실험에 따르면 티셔츠만 입었을 경우 29.9도, 내복 위에 티셔츠를 입었을 때는 26.2도를 기록했다.
내복을 입는 것만으로 열화상카메라에 노출된 신체 표면온도가 무려 3.7도 떨어졌다. 그만큼 단열효과가 발생했다는 증거다. 만일 전국민이 내복을 입고 실내온도를 3.7도 낮추면 에너지 절감액이 1조원을 넘어간다고 한다.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던 내복의 경제학이 엄청남을 짐작할 수 있다.
내복이 가져다 주는 이익은 경제적 측면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건강에도 좋다. 피부가 추위에 노출되면 수분을 상실한다. 겨울철에는 습도가 낮은데다 차가운 바람까지 불어 건조와 가려움은 더욱 심해진다. 내복을 입으면 피부 건조를 어느 정도 막을 수 있다.
또 감기 등 병에 걸릴 확률도 낮아진다. 신체가 급격한 온도 변화를 겪게 되면 혈액순환이나 신진대사 기능이 약해진다. 내복은 체온을 유지해주는 기능을 갖고 있기 때문에 신체가 겪는 온도 변화를 낮출 수 있다. 내복 마니아들은 "한번 입기가 힘들어서 그렇지 경험하면 내복 예찬론자가 된다"고 한다. 내 몸도 지키고 나라 경제도 지키는 내복은 겨울철 수호신이다.
이경달기자 sarang@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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