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휴대전화가 아니다, 손 안의 컴퓨터다!

애플 '아이폰 출시로 스마트폰 열풍

삼성전자는 애플의 아이폰에 대항할 수 있는 각종 옴니아 패밀리들을 잇달아 출시, 스마트폰 시장에서의 대반격을 예고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애플의 아이폰에 대항할 수 있는 각종 옴니아 패밀리들을 잇달아 출시, 스마트폰 시장에서의 대반격을 예고하고 있다.

2007년 6월 애플(Apple) CEO 스티브 잡스는 제품 발표회장에서 "우리는 전화기를 재창조했다. 주인공은 '아이폰'(iPhone)이다"라고 당당하게 외쳤다. 그 '아이폰'이 국내에 진출한 지 보름도 안돼 시장점유율 5%을 육박하는 등 국내 휴대폰 시장을 달구고 있다. 미니멀한 디자인과 최초의 멀티터치 기술을 적용해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것이다.

이에 뒤질세라 삼성, LG 등 국내 휴대폰 업체들도 '아이폰 대항마'로 삼은 각종 스마트폰을 업그레이드하거나 가격을 내려 출시를 준비하고 있다. '손 안의 컴퓨터'라고 불리는 스마트폰 시장에서 밀리면 미래를 보장할 수 없다는 절박함 때문이다.

◆아이폰 열풍

지난달 28일 애플의 아이폰 3GS(16GB/32GB)와 3G(8GB)가 공식 출시됐다. 아이폰 국내 판매를 담당한 KT는 이날 오후 서울 잠실 실내체육관에서 '공식 론칭쇼'를 열고 본격적인 '스마트폰 시대'를 열었다. 이날 행사에서 KT 예약 가입자 가운데 추첨으로 선발된 1천명이 아이폰을 개통했다.

'손 안의 컴퓨터'인 스마트폰의 특성 때문에 사용자 생활의 일대 변혁을 가져오고 있다. 휴대전화가 듣고 말하는 단순한 통신수단을 넘어, 보고 즐기고 만지는 '멀티미디어 도구'로 탈바꿈했기 때문이다. 특히 아이폰은 간결하면서도 세련된 디자인과 사용자 편의를 우선으로 하는 기존 애플 제품들의 특징을 고스란히 갖고 있다. 여기에 해외 사용자나 외신을 통해 접한 아이폰에 대한 호평까지 이어지면서 아이폰에 대한 '관심'은 '열광' 수준으로 증폭되고 있다.

아이폰 3GS는 지금까지 선보였던 아이폰 중에 가장 빠르고 강력한 기능을 탑재했다는 것이 애플 측의 설명이다. 웹페이지는 눈 깜짝할 사이에 열리고 이메일 첨부파일은 더 빠르고 선명하게 볼 수 있으며 향상된 3차원 그래픽으로 인해 놀라운 게임을 경험할 수 있다는 것. 또 비디오를 녹화하고 편집해 친구들과 공유할 수 있거나 음성으로 명령을 내리면 원하는 사람에게 전화를 걸거나 원하는 음악을 재생할 수 있는 기능도 담겼다. 특히 아이폰으로 할 수 있는 다양한 애플리케이션(응용프로그램)을 직접 확인하고 언제든지 다운받을 수 있는 강력한 앱스토어(App Store)를 구축한 것이 장점.

◆요금제는 5종

KT가 내놓은 아이폰 요금제는 모두 5종이다. 추천 요금제인 라이트와 미디엄, 프리미엄, 슬림 요금제와 일반 스마트폰 전용 데이터 요금제를 선택할 수 있다.

가장 비싼 프리미엄 요금제는 매월 9만5천원의 요금을 내야 하지만 한 달 800분의 무료 음성통화와 300건의 무료 문자서비스, 3천MB(메가바이트)의 무료 데이터 등을 이용할 수 있다. 매월 3만5천원의 가장 싼 슬림 요금제는 150분 무료 통화와 200건의 무료 문자서비스, 100MB의 무료 데이터 등을 사용할 수 있다.

어떤 요금제가 가장 적합할지에 대해 고민이 생길 수 있다. 개인의 특성에 따라 달라지겠지만 전문가들은 본인의 음성통화 패턴에 따라 요금제를 선택하는 것이 가장 지혜로운 방법이라고 조언하고 있다.

스마트폰의 특징은 일단 무선 데이터 장착이다. 하지만 지금까지 무선 데이터 시장 자체가 제대로 형성되지 않아 일반인이 얼마나 사용하는지에 대한 통계가 거의 없다. 다만 무선 데이터를 많이 사용하는 사람도 1GB(기가바이트·1천MB) 내에서 조절할 수 있다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KT가 스마트폰 사용자를 위해 무선인터넷이 가능한 지역인 '넷스팟존'을 많이 개방했기 때문. 다시 말해 넷스팟이 잡히는 지역에서는 무료로 인터넷을 이용할 수 있기 때문에 굳이 돈을 더 들여 무료 데이터 사용이 많은 요금제를 선택할 필요가 없는 것이다.

◆맛대로 골라 쓰자

우리나라 성인 남녀의 한 달 평균 휴대전화 요금은 3만원 정도다. 전화통화만 사용할 경우 기본료 1만2천원을 빼고 나머지 1만8천원 가량은 통화료인 셈. 따라서 일반적인 성인의 경우 아이폰을 이용한다면 슬림 요금제에 가입하는 게 현명하다.

계층별로도 추천 요금제가 다르다. 20대 대학생의 경우 스마트폰 전용 데이터 요금제를 이용하는 게 유리하다. 매월 100MB 이용하면 5천원, 500MB는 1만원, 1천MB는 1만5천원의 요금이 부과된다. 대신 무료 통화나 문자메시지 혜택은 없다. 다만 요즘 대학가에 무선인터넷존이 많이 깔리고 있는 추세여서 데이터 서비스는 이곳을 활용하는 것이 좋다.

20대 후반~30대 직장인은 라이트나 미디엄 요금제를 선택하는 게 낫다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KT 관계자는 "기존 휴대 전화비가 매달 5만원가량 나오는 경우 대략 350분 정도 음성 통화를 했다는 뜻인데, 따라서 라이트는 200분, 미디엄은 400분의 무료 음성통화 혜택이 있기 때문에 가장 적합한 요금제"라고 설명했다.

무선인터넷은 잘 사용하지 않는 40~50대 이용자는 슬림 요금제를 선택하는 게 유리하다. 150분 음성통화와 200건의 무료 문자, 100MB의 무료 데이터를 이용할 수 있다.

이용 지역에 따라서도 요금제 선택이 다를 수 있다. 무선인터넷을 무료로 사용할 수 있는 넷스팟존 등이 서울이나 수도권에 몰려 있기 때문. 대구 경우 무선 데이터 요금이 상대적으로 많이 부과될 수 있다는 뜻이다. 무선 데이터를 많이 사용하는 지역민 경우 무료 데이터 양이 많은 요금제를 선택하면 된다.

KT 관계자는 "스마트폰 출시로 와이파이망이 개방되는 추세인 데다 다양한 애플리케이션이 등장하고 있어 스마트폰에서 무선인터넷의 활용도는 더욱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다양한 스마트폰 쏟아진다

SK텔레콤은 지난달 선보인 삼성전자의 최신 스마트폰인 'T옴니아2'의 보조금을 아이폰 출시 직전인 지난달 26일부터 늘렸다. 따라서 내장메모리 8GB인 옴니아2를 월 4만5천원 요금제로 2년 약정해 신규 가입하면 종전보다 20만원 정도 할인된 24만원에 살 수 있다. 6만5천원 요금제를 선택하면 옴니아2의 가격이 12만원으로 내려간다. 아이폰보다 2만~3만원 싸다.

또 SK텔레콤은 기존 고객이 단말기를 변경할 때 '행복기변' 프로그램을 통해 최신 모델 가운데 뉴초콜릿(LG전자·65만원)·듀퐁(팬택·42만원)·아몰레드(삼성전자·32만원) 등 고급 단말기를 선택할 수 있도록 했다. 아이폰의 대항마로 'T옴니아2'를 적극 미는 전략을 내놓은 것이다.

SK텔레콤에 따르면 'T옴니아2'의 가장 큰 특징은 무료 멜론 서비스와 오픈마켓 T스토어 등으로 젊은 층을 위한 콘텐츠 강화를 했다는 점이다. 멜론 서비스는 평생 무료로 제공되며 매일 새로운 음원이 제공된다. SK텔레콤 관계자는 "서비스 측면에서도 M고객센터, T로밍서비스, T맵 서비스로 고객의 사용 편의성을 향상시켰으며 다음 로드뷰, TV팟 서비스를 쉽게 즐길 수 있도록 구성했다"고 설명했다.

아이폰을 판매하고 있는 KT도 지난달 30일 '쇼옴니아'를 시장에 내놨다. 아이폰을 통해 달궈진 스마트폰 시장에 '쇼옴니아'로 승부를 보겠다는 전략이다.

'쇼옴니아'의 최대 강점은 3W(WiBro·WiFi·WCDMA)망을 활용해 KT가 무선인터넷 요금 인하를 위해 내놓은 스마트폰 전용 요금제로 저렴하게 무선인터넷을 즐길 수 있다는 점이다. WCDMA, WiFi, Wibro 등 KT가 가지고 있는 모든 무선망을 다 사용할 수 있다. WCDMA와 WiFi는 대부분 스마트폰이 갖추고 있는 부분이지만 쇼옴니아는 여기에 Wibro까지 더한 셈이다. 이런 스마트폰은 세계 최초다. KT 관계자는 "KT 스마트폰 전용 요금제에 가입하면 사용자들은 언제자 무선인터넷존인 WiBi망을 무료로 이용할 수 있고, 프로모션 기간인 내년 3월까지는 WiBro망도 무료로 사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LG텔레콤도 아이폰에 대응해 이달 내로 삼성의 '오즈옴니아'와 LG의 '레일라'를 본격 출시할 예정이다. 가격도 아이폰과 비슷한 수준으로 맞출 계획이다.

'오즈옴니아'는 국내 최초로 윈도 모바일 6.5를 장착했고 내장메모리 8GB, 1GB에 1만원이라는 저렴한 스마트폰 전용요금제를 내놨다. 업체 관계자는 "일반폰에서 월 6천원에 1GB의 모바일 인터넷을 이용할 수 있는 파격적인 OZ요금제에 이어, 11월부터는 종전 2만원에 제공하던 1GB를 절반으로 인하한 1만원에 제공하는 'OZ 무한자유 스마트폰' 요금제를 내놨다"고 말했다.

한편 세 업체는 내년 초부터 50만원대 보급형 스마트폰과 구글의 '안드로이드' 운영체제(OS)를 채택한 단말기를 10여종을 출시해 다양한 스마트폰 라인업을 갖출 계획이다. 정욱진기자 penchok@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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