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야생화 한 컷…<6> 물봉선…위쪽 꽃잎은 작고 아래쪽은 커 고혹적

'나를 건드리지 마세요'는 봉선화 꽃말이다. 건드리면 터지는 열매 때문에 얻은 속명도 '임페이션스(Impatience, 참지 못하다)'다. 물봉선은 봉선화과의 한해살이 풀이다. 손톱 끝 꽃물로 우리 누이들의 사랑을 받은 봉선화는 본디 고향이 인도다. 그러나 물봉선은 원산지가 우리나라다.

물봉선은 물을 좋아해서 산지의 물가나 응달에서 40~60㎝ 정도 크기로 자란다. 꽃은 위쪽은 작은 꽃잎, 아래쪽에는 큰 꽃잎의 통꽃으로 앞에서 보면 마치 여인의 입술처럼 생겼다. 벌어진 꽃잎 사이로 흰색과 노랑이 어우러진 속살이 드러나고 자주색 점이 점점이 박혀 있다. 그 뒤에는 깔때기 모양으로 끝이 동그랗게 말린 꿀주머니가 있어 고혹적이다.

꽃은 주로 8~9월에 피우는데 늦게는 10월까지도 볼 수가 있다. 열매는 삭과로 작은 꼬투리처럼 생겼는데 익으면 곧잘 터져 멀리 흩어지기 때문에 씨받기가 쉽지 않다.

한방에서는 야봉선, 가봉선이라 부르며 생약으로 쓴다. 잎과 줄기는 해독작용이 있어 종기를 치료할 때, 뱀에 물렸을 때 쓴다. 뿌리는 강장효과가 있고 멍든 피를 풀어주는데 이용되기도 한다.

꽃이 자줏빛이 도는 진분홍색 물봉선은 합천 가야산에서 처음 발견되어 가야 물봉선이라고도 불리며, 노란 꽃잎에 꿀주머니 끝이 말리지 않은 노랑물봉선은 대구 팔공산 염불암 옆 계곡에서 다수 발견되었다. 그 외에도 하얀 꽃잎에 자줏색 점이 박힌 강원도 지역의 흰물봉선과 미색 꽃잎에 반점이 없는 울릉도 흰물봉선이 있다.

김영곤 야생화연구가

감수 김태정 한국야생화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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