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임에도 불구하고 며칠 동안 날씨가 포근하다. 출근길에 도로가 안개로 정체되어 하늘을 보니 안개너머로 홍시 같은 태양이 보인다. 오랜만에 보는 아름다운 풍경이라 한참을 쳐다보고 있으니 빨리 가자고 뒤에서 경적이 울린다. 라디오에서도 태양이 너무 아름답다는 사연이 계속 들려온다. 도로가에 차를 세우고 감상을 해 볼까 하다가 출근시간이 촉박하여 운전에 집중하니 긴장이 되어 침이 마르는 것 같다. 중요한 시험이나 발표 등을 앞두고 스트레스를 받으면 입안이 마르는 것을 느끼게 된다. 이는 우리 몸에서 아드레날린이나 호르몬의 분비가 많아져 침샘이 말라버리기 때문이다. 그래서 대화를 하다가 침 분비량이 줄어들면서 입안이 마르면 상대방에게 호감이 있거나 스트레스를 받는 경우이다. 나는 아내와 대화를 하면 이상하게 말이 잘 안되고 입안이 바짝바짝 마르는 것을 종종 경험하는데 아직까지 호감인지 스트레스인지 잘 구분을 못 한다.
치과치료를 하다 보면 입안이 마르는 구강건조증을 호소하는 환자들이 가끔 있다. 최근에도 입안이 화끈화끈하고 침이 잘 나오지 않아 입안이 헐고 음식을 먹어도 모래를 씹는 것 같아 고통스럽다는 환자가 있었다. 구강건조증이 의심이 되어 타액 분비량이 정상인지 검사해 볼 것을 권유했다.
날씨가 추워지면 공기 중의 습도가 떨어져 우리 몸에 각종 건조증이 나타날 수 있는데 입안이 마르는 구강건조증도 심해질 수 있다. 이러한 구강건조증은 보통 안정상태에서 침이 1분당 0.1㎖ 이하로 분비되는 상태이다. 침은 입안을 부드럽게 해주고, 세균의 침입을 막아주며, 맛을 느낄 수 있도록 해 주고, 소화를 도와주는 등 여러 가지 중요한 작용을 한다. 따라서 구강건조증으로 침이 잘 분비되지 않으면 음식을 씹거나 삼키기가 힘들어지고, 맛을 잘 느끼지 못하고, 말하기가 불편해지며, 입안에 염증이 잘 생기고, 충치도 많이 생긴다.
노인이나 만성질환을 가진 사람에게서 구강건조증이 발생하는 경우가 많은데 나이를 먹을수록 침의 분비량이 감소하고 고혈압 등 성인병으로 약을 장기복용하는 경우에도 구강건조증이 나타날 수 있다. 현재 400여종 이상의 약물이 침의 분비량이 줄어드는 부작용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러한 구강건조증이 있으면 평소에 물을 자주 마시고 무설탕 껌을 씹거나 레몬류 같은 신맛이 나는 과일을 먹어 침샘을 자극하여 예방할 수 있다. 증상이 심한 경우에는 인공타액이나 타액분비촉진제 등을 사용할 수 있다. 그리고 충치가 잘 생길 수 있어 부드러운 칫솔로 꼼꼼히 양치질하는 것도 필수적이다. 추운 겨울에 피부도, 입안도 건조해지지만 우리들의 마음만은 촉촉해졌으면 좋겠다.
장성용<민들레치과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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