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내릴 줄 모르는 물가, 내년엔 더 뛴다

내년에 가전제품과 식료품 등 주요 품목의 물가가 줄줄이 오를 전망이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7개월째 2%대에 머물고 있지만, 석유류 및 원자재 가격이 강세를 보이면서 일부 품목에서 상승 조짐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8일 기획재정부와 업계 등에 따르면 내년에 철강·금·구리 등 원자재와 유가 상승 요인으로 자동차·가전제품·건설·항공·식료품·소주·전기 등의 가격이 오를 전망이다. 특히 내년에 철강 가격이 올라 이와 연관된 자동차, 건설, 가전제품 가격은 동반 상승할 전망이다. 이는 수급 불균형에 따른 것으로 철강업체들이 올해 t당 65달러에 철광석을 구입했으나, 내년 4월쯤에는 t당 70~75달러에 사들여야 할 것으로 보이기 때문. 이에 따라 관련 제품의 가격 인상률은 5% 이상이 될 가능성이 크다.

특히 내년에 전력 소모가 많은 품목에 대해 5%의 개별소비세가 부과되므로 대용량 TV, 에어컨, 드럼세탁기 가격이 오른다.

금과 구리 등 원자재 가격은 내년에도 오름세를 이어갈 전망이다. 골드만삭스는 내년에 국제 금값은 온스당 1천350달러, 구릿값은 t당 최대 7천700달러까지 상승할 것으로 분석해 귀금속 및 전선·자재류 가격에 압박을 줄 것으로 보인다. 타이어도 내년 1월부터 금호타이어가 최대 8%, 한국타이어가 최대 5%, 넥센타이어가 8%를 올릴 것으로 예상된다.

내년 1월부터 국제항공요금도 오른다. 1월과 2월 방콕과 싱가포르 등 아시아 지역은 4만원 정도의 유류할증료가 더 붙는다. 유럽과 미주, 오세아니아 등 장거리 지역은 왕복 64달러에서 82달러로 2만원 인상된 9만4천300원을 유류할증료로 내야 한다.

설탕 가격은 인도의 생산 감소로 29년 만에 최대치인 39%나 급등할 것으로 보여, 빵과 아이스크림 등 주요 식료품 물가도 요동칠 것으로 보인다.

신종플루 확산으로 손 세정제와 살균제 제조에 소주의 알코올 성분인 주정이 대거 쓰여 품귀현상을 빚음에 따라 내년에 주정 값 인상으로 소주 가격도 오를 전망이다.

전기요금은 유가 상승에 따라 내년에 추가 인상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가스요금도 내년부터 계절과 용도에 따라 달라지는 요금 차등화가 추진돼 겨울철 난방요금이 비싸질 가능성이 크다.

아울러 유가 인상의 여파로 시내버스 요금과 택시요금, 지하철 요금도 다시 인상 압박을 받을 것을 보인다. 내년부터 정비수가 인상과 자동차보험 손해율 급등으로 자동차 보험료가 오르고 건강보험, 국민연금, 공무원연금, 산재보험도 인상될 예정이다.

한편 통계청에 따르면 11월 휘발유값이 1여년 만에 오름세로 돌아서 지난해 같은달 보다 9.7% 상승했다. 이에 따라 전체 석유류 가격도 지난해 동월 대비 1.9% 올랐다. 액화석유가스(LPG) 수입업체들은 국제가격 상승에 따라 충전소에 대한 LPG 공급가격을 11월 92~93원에 이어 12월에는 77.56~78원 올렸다. 한국지역난방공사는 11월부터 지역난방용 열 요금을 3.52% 인상했다.

김진만기자 factk@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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