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 변병주 감독 구속, 철저하게 파헤쳐 의혹 없애야

프로 축구 구단 대구 FC 변병주 감독이 구속됐다. 외국인 선수를 선발하면서 에이전트로부터 1억3천여만 원을 받은 혐의다. 국내 프로 스포츠 감독이 선수 입단과 관련한 금품 수수로 구속된 것은 처음이다. 에이전트는 3명의 선수를 대구 FC에 입단시키고 60만 달러를 빼돌린 혐의로 이미 구속됐다. 검찰 수사 발표 내용대로라면 대구 FC는 에이전트와 감독 말만 믿고 외국인 선수의 몸값을 2배 이상 지급한 셈이다.

2007년 대구 FC 사령탑에 앉은 변 감독은 그동안 여러 차례 경질이 거론됐다. 성적 부진이 가장 큰 이유다. 변감독 부임 뒤 대구 FC는 초창기에 반짝했지만 최하위권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정규리그에서 2007년 12위, 2008년 11위였지만 변감독은 2008년 말 무난하게 재계약을 했다. 올해는 6연패를 포함, 16경기 무승의 졸전 끝에 꼴찌인 16위였다. 하지만 또 재계약에 성공해 뒷말이 무성했다. 팬클럽인 대구 FC 서포터스는 오래전부터 성적 부진과 팬과의 불화, 외국인 용병 영입시 금품 수수 의혹을 제기하기도 했다.

대구 FC는 시민 혈세로 운영하는 시민구단이다. 반면 구단주가 대구시장이다 보니 주인 없는 구단이라는 말도 많았다. 그만큼 세심한 관리 감독이 없으면 방만하기 쉽다는 뜻이다. 이번 변 감독의 구속 사건은 이러한 관리 부실의 구조가 부른 예견된 결과였다. 평균 연봉이 6천만 원 정도인 구단에서 수억 원대의 선수를 영입하면서 제대로 검증을 하지 않았다. 문제가 된 3명의 외국인 용병이 모두 퇴출당한 것이 그 방증이다. 그럼에도 대구 FC가 변 감독과 올해 재계약을 했다는 것은 또 다른 의혹을 부른다. 이에 대한 철저한 수사로 한 점의 의혹도 없애야 한다. 그래야만 대구 FC가 새 출발을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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