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수리 최고점자 작년 5∼8배…수능 변별력 전반적 하락

수능성적 분석해보니

2010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채점 결과 수리영역이 지난해보다 쉬워 표준점수 최고점이 크게 떨어지고 최고점자도 작년에 비해 5~8배 늘어났다. 어렵게 출제된 외국어영역은 반대로 나타났지만 표준점수 하락 폭이 상대적으로 작아 수능의 변별력은 전반적으로 떨어졌다. 8일 성적표를 받은 수험생들은 24일까지 정시모집 원서를 내야 한다.

▷수리 만점 작년의 5~8배=지난달 12일 수능시험 직후 나왔던 평가는 대체로 맞아떨어졌다. 쉬웠다고 평가된 수리영역은 채점 결과 실제 표준점수 최고점이 크게 떨어졌다. 수리 가형과 나형의 표준점수 최고점은 모두 142점으로 작년 수능과 비교해 가형은 12점, 나형은 16점이나 떨어졌다. 가형과 나형의 표준점수 최고점이 같기는 처음이다. 표준점수는 수험생의 점수가 평균으로부터 어느 위치에 있는지 알려주는 지표로 시험이 어려워 평균이 낮으면 표준점수는 높아지고 평균이 높으면 표준점수는 낮아진다.

수리영역의 만점자도 가형은 463명(전체 응시자의 0.34%)으로 작년(95명, 0.08%)의 5배 가까이 늘었고, 나형은 3천875명(0.84%)으로 작년(442명, 0.11%)의 8배 이상 늘었다. 나형에서 1등급을 받은 학생도 2만7천256명으로 5.9%(지난해 1만6천795명, 4.22%)를 차지했다.

반면 외국어는 상대적으로 어렵게 출제돼 표준점수 최고점(140점)이 작년보다 4점 상승했다. 표준점수 최고점자도 4천642명(0.74%)으로 작년(5천340명, 0.97%)보다 약간 줄었다. 1등급 학생수(3만3천443명, 5.31%)는 작년(2만3천590명, 4.27%) 보다 늘었지만 1등급 내 표준점수 차이가 지난해 5점에서 올해는 7점으로 벌어져 최상위권 변별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언어영역은 일부 문항이 까다롭긴 했지만 전반적으로 평이하게 출제돼 표준점수 최고점(134점)이 작년보다 6점 하락했고, 만점자(1천558명, 0.24%) 역시 작년(643명, 0.12%)보다 2배 이상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탐구영역 유·불리 크게 나타나=선택과목이 많은 사회·과학탐구 영역에서는 과목 간 표준점수 차이가 10~14점 벌어져 과목 선택에 따른 유·불리 현상이 올해도 여전했다.

사회탐구는 표준점수 최고점이 윤리 69점, 국사 72점, 한국지리 77점, 세계지리 69점, 경제지리 71점, 한국근현대사 67점, 세계사 68점, 법과사회 78점, 정치 71점, 경제 81점, 사회문화 73점으로 최대 14점 차이가 났다.

과학탐구는 물리I 73점, 화학I 76점, 생물I 68점, 지구과학I 67점, 물리II 77점, 화학II 77점, 생물II 70점, 지구과학II 73점으로 최대 10점이 벌어졌다. 직업탐구에서는 점수 차가 최대 18점이었다.

제2외국어/한문영역에서는 표준점수 차이가 가장 컸다. 아랍어의 표준점수 최고점이 100점을 기록해 독어, 프랑스어, 일본어, 한문(69점) 등과는 무려 31점 벌어졌다. 아랍어가 '조금만 공부해도 점수가 잘 나오는' 과목으로 인식되면서 최근 몇 년 사이 제2외국어/한문 영역 응시자의 42.3%까지 급증했으나 다른 과목과의 점수 차이가 해결되기는커녕 추세가 더욱 심해졌다. 아랍어의 만점자 수도 649명으로 작년(162명)에 비해 대폭 증가했다.

▷일부 과목 기준비율 초과=올해 수능에서는 영역별로 난이도가 어느 정도 조정돼 특정 등급이 비는 '등급 블랭크' 현상은 나타나지 않았다. 그러나 1등급 비율을 보면 수리 나형 5.9%, 외국어 5.31%, 윤리 6.26%, 국사 7.09%, 경제지리 7.27%, 세계사 9.34%, 정치 7.13%, 생물I 6.53%, 물리II 6.05% 등 일부 과목에서 기준 비율(4%)을 크게 넘었다. 과목별 형평성 논란이 일고 있으나 평가원은 대학들이 표준점수와 백분위를 적절하게 반영하기 때문에 큰 문제는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1등급과 2등급을 구분하는 점수는 언어 128점, 수리 가형 132점, 수리 나형 135점, 외국어 133점으로 작년보다 언어와 수리 가, 나형 모두 3점씩 하락하고 외국어는 2점 올랐다. 사회탐구는 윤리 67점, 국사 68점, 한국지리 69점, 세계지리 66점, 경제지리 64점, 한국근현대사 65점, 세계사 66점, 법과사회 70점, 정치 66점, 경제 69점, 사회문화 67점으로 나타났다.

과학탐구는 물리I 67점, 화학I 68점, 생물I 66점, 지구과학I 65점, 물리II 68점, 화학II 70점, 생물II 67점, 지구과학II 70점이었다.

▷응시자 작년보다 7만8천명 늘어=올해 수능에 응시한 수험생은 63만8천216명으로 작년보다 7만8천741명 늘었다. 이 가운데 재학생은 50만3천95명, 졸업생 등은 13만5천121명으로 집계됐다. 영역별로는 언어 63만7천530명, 수리 59만9천9명, 외국어 62만9천928명, 사회탐구 37만2천113명, 과학탐구 21만360명, 직업탐구 4만3천225명, 제2외국어·한문 12만817명이 응시했다. 수리에서는 가형 응시자가 13만7천73명(22.9%), 나형 응시자가 46만1천936명(77.1%)으로 나형이 훨씬 많았다. 나형 응시자의 비율은 작년(76.6%)에 비해 약간 높아졌다.

사회탐구에서는 사회문화(75.4%), 한국지리(66.7%), 한국근현대사(62.7%) 등의 순으로 선택 비율이 높았고 세계사(10.4%) 선택자가 가장 적었다. 과학탐구에서는 생물I(90.0%), 화학I(86.1%), 지구과학I(66.5%) 등 순이었고, 선택 비율이 가장 낮은 과목은 물리II(10.2%)였다. 제2외국어/한문 영역에서는 아랍어 선택(42.3%)이 작년에 이어 올해도 가장 많은 가운데 일본어(21.2%), 한문(13.9%), 중국어(10.5%) 등이 뒤를 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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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경기자 kjk@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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