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재미있는 한방이야기]도라지

만성기침.가래 등 치료 효과…심장병.뇌혈관 환자는 주의

감기는 겨울의 불청객이다. 올해는 신종플루의 영향으로 감기증상이 있으면 혹시 신종플루가 아닌지 온 가족이 고민을 하고 우왕좌왕한다. 감기는 체력이 약하거나 피로가 겹쳐 면역력이 떨어질 때 잘 걸린다. 규칙적인 운동과 고른 영양 섭취로 면역력만 잘 유지하면 감기를 피할 수 있다.

감기 하면 떠오르는 식품이 도라지이다. 도라지는 식품과 한약재로 두루 쓰인다. 한국을 비롯한 중국과 일본의 산과 들에서 자라며, 경북 봉화와 충북 단양 등에서 많이 재배된다. 전북 순창에서는 지난해부터 도라지축제를 열고 있다. 황순원의 소설 '소나기'는 사춘기 소년과 소녀의 순수하고 슬픈 사랑 이야기를 보랏빛 도라지꽃으로 표현했다. 도라지의 꽃말은 '영원한 사랑'이다.

◆식품과 한약재로 두루 쓰여

도라지꽃은 대표적인 여름 꽃으로 7, 8월에 핀다. 보라색 또는 흰색 꽃은 예쁘면서도 서민적이다. 도라지의 한약재명은 '길경'(桔梗)이다. 봄과 가을에 채취하여 말려서 사용한다.

맛은 쓰고 맵다. 주로 호흡기 계통에 효능을 발휘한다. 만성기침과 가래, 가슴답답함, 인후통 등의 증상을 치료한다.

또 길경은 고름을 배출하고 종기를 가라앉힌다. 가래를 없애는 효능이 있어서 폐렴, 기관지염, 편도선염, 폐결핵 등의 가래나 염증을 몸 밖으로 배출하여 치유한다. 이 밖에 길경은 전신의 기 소통을 원활하게 한다. 입에서 항문까지의 소화기관을 소통하게 하여 대변이나 소변을 잘 보지 못하는 것을 치료하는 효과도 있다.

길경은 또 감기, 편도선염, 기관지염, 인후두염 등 염증으로 인한 발열과 가래를 치료하는 효능이 있다. 호흡기계통을 맑게 하고 답답한 가슴을 풀어주며 뱃속의 찬 기운을 소산시켜 주는 작용도 한다.

◆감기 예방'치료효과

약리학적으로 길경에 들어있는 사포닌 성분은 진정'해열'진통'혈당강하'콜레스테롤 대사개선'항암작용'위산분비 억제효과 등 여러 약리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호흡기 점막의 점액 분비량을 증가시켜 가래를 없애주고, 감기를 예방'치료하며, 축농증을 완화시키고 호흡기 질환을 개선한다. 또 세균을 억제시켜 주는 향균효과와 이뇨작용, 해독작용도 가지고 있다.

길경은 일상적인 생활에서 주로 식재료로 무치거나 데쳐서 먹는다. 술로 담가서 마시기도 한다. 하지만 구토, 현기증 등으로 몸에 미열이 있으면서 만성적인 마른 기침에는 사용하지 않는 것이 좋다. 또 한꺼번에 대량으로 사용하면 구토를 유발할 수 있다.

특히 길경의 사포닌은 적혈구를 파괴하는 용혈작용이 있기 때문에 심장병이나 뇌혈관질환으로 혈전용해제나 항응고제 성분을 복용하는 사람은 주의해야 한다.

길경을 식용으로 먹을 경우 굴과 함께 먹는 것은 음식궁합이 좋지만, 돼지고기와는 잘 맞지 않는다. 감기나 편도선염으로 목 안이 아파서 약용으로 사용할 때는 약효가 강하여 구토를 일으킬 수 있기 때문에 감초를 조금 넣는 것이 좋다.

모현철기자 momo@msnet.co.kr

도움말'한상원 대구시한의사회 부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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