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밑 싸움에서 밀린 데다 외곽포까지 얻어 맞으니 이겨낼 도리가 없었다. 대구 오리온스는 11일 창원 LG와의 홈 경기에서 1쿼터에만 앞섰을 뿐 이후 주도권을 내주며 80대90으로 패했다.
리바운드를 잡아내는 것은 곧 공격권 확보를 의미한다. '리바운드 싸움에서 이기는 자가 경기를 지배한다'는 속설이 있는 것도 그 때문이다. 특히 공격 리바운드는 바로 손쉬운 골밑 찬스로 이어질 수 있어 더욱 의미가 크다. 수비는 높이에서 밀리더라도 몸싸움을 통해 상대가 공격 리바운드를 쉽게 잡을 수 없도록 밀어내야 한다. 이날 오리온스의 플레이에서 아쉬웠던 부분도 그것이다.
허버트 힐(203.5㎝)은 19점 7리바운드로 오리온스의 공격을 주도했다. 하지만 수비에서 LG 크리스 알렉산더(21점 15리바운드)의 움직임을 봉쇄하지 못했다. 득점을 허용한 것보다 더욱 뼈아팠던 것은 공격 리바운드를 너무 많이 내준 것. 알렉산더는 공격 리바운드를 8개나 건져내며 오리온스의 골밑을 휘저었다. 힐은 자신보다 8㎝가 더 큰 알렉산더를 저지하는 데 실패했다.
더구나 LG에는 폭발적인 운동 능력을 지닌 혼혈 선수 문태영(21점 8리바운드)이 있었다. 문태영 역시 리바운드의 절반을 공격에서 건져올렸다. 정훈과 박광재, 허일영이 번갈아 문태영을 막아 섰으나 외국인 선수급 움직임을 선보이는 문태영의 발을 묶어 두기에는 버거웠다. 경기가 진행될수록 문태영은 오리온스 선수들의 밀착 수비를 어렵지 않게 뚫어내고 슛을 던졌다.
오리온스는 허일영(15점 8리바운드)이 7점, 힐이 8점을 넣는 데 힘입어 1쿼터를 20대19로 앞섰다. 하지만 2쿼터 들어 LG 조상현(21점·3점슛 5개)의 3점포와 문태영의 슛이 터지기 시작하면서 주도권을 빼앗겼다. 김강선(12점), 정재홍(11점)이 부지런히 뛰며 분위기 반전을 시도했으나 그 때마다 LG는 조상현의 3점슛과 전형수(5점 11어시스트)의 날카로운 패스로 오리온스의 추격을 뿌리쳤다.
한편 부산 KT는 인천 전자랜드와의 홈 경기에서 주포 제스퍼 존슨이 13점을 넣는 데 그쳤으나 포워드 김도수(23점 6리바운드)가 맹활약, 전자랜드를 76대70으로 제쳤다. 전자랜드는 3연패에 빠졌다.
채정민기자 cwolf@msnet.co.kr
댓글 많은 뉴스
최재해 감사원장 탄핵소추 전원일치 기각…즉시 업무 복귀
"TK신공항, 전북 전주에 밀렸다"…국토위 파행, 여야 대치에 '영호남' 소환
헌재, 감사원장·검사 탄핵 '전원일치' 기각…尹 사건 가늠자 될까
'탄핵안 줄기각'에 민주 "예상 못했다…인용 가능성 높게 봐"
계명대에서도 울려펴진 '탄핵 반대' 목소리…"국가 존립 위기 맞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