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존슨 vs 존슨 vs 존슨…최고의 존슨은 누구?

'어느 존슨이 가장 잘 하나.' 우리나라에서 가장 흔한 성(姓)은 김, 이, 박씨다. 미국의 경우는 스미스(Smith), 존슨(Johnson), 윌리엄스(Williams)가 가장 많은 성. 프로농구 무대에서 김, 이, 박씨인 선수들을 쉽게 찾을 수 있는 것처럼 겨우 20명 뿐(?)인 국내 리그의 외국인 선수 중에서도 같은 성을 쓰는 이들이 셋이나 된다. 세 명의 존슨 가운데 누가 가장 돋보일까.

부산 KT의 제스퍼(Jasper) 존슨, 대구 오리온스의 앤서니(Anthony) 존슨, 전주 KCC의 아이반(Ivan) 존슨이 2009-2010시즌을 치르고 있는 동성 선수들이다. 이들은 서로 남남이지만 성이 같을 뿐 아니라 순조롭게 한국 땅을 밟은 것이 아니라는 점도 비슷하다. 제스퍼는 외국인 선수 드래프트에서 16순위로 겨우 KT의 부름을 받았고 앤서니와 아이반은 대체 외국인 선수다.

현재 가장 두드러진 존슨은 제스퍼. 다른 외국인 선수의 백업 정도로 생각했던 제스퍼는 둥글둥글한 외모답지 않게 날카로운 슛 감각을 앞세워 득점 3위(20.8점)를 질주 중이다. 다만 제스퍼는 도널드 리틀의 공격력이 기대에 못 미쳐 쉴 여유를 제대로 갖지 못했다. 이 때문에 KT는 최근 안양 KT&G와의 트레이드를 통해 나이젤 딕슨을 영입, 제스퍼의 부담도 줄어들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시범 경기 도중 낙제점을 받은 맥 턱 대신 기회를 잡은 아이반(16.9점 6.5리바운드)의 활약도 쏠쏠한 편이다. 지난 시즌 창원 LG에서 뛸 당시 팀 플레이에 대한 이해도가 떨어지는 데다 다혈질인 성격 탓에 말썽꾸러기 취급을 받았던 것과는 다른 모습. 팀 플레이에도 노력할 뿐 아니라 강렬한(?) 인상답게 저돌적이고 힘이 넘치는 골밑 플레이로 KCC의 주축 선수로 거듭났다.

반면 앤서니(8.7점 3.7리바운드)는 출장 기회조차 잡기 쉽지 않은 상황이다. 키(194.5㎝)는 크지 않지만 뛰어난 운동 능력과 개인기를 갖고 있는데 이를 제대로 발휘할 여지가 별로 없다. 오리온스의 경우 허버트 힐에 대한 의존도가 너무 크기 때문. 힐은 외국인 선수 중 유일하게 경기당 평균 30분 이상을 뛰고 있다. 이대로라면 힐도 지치는 것은 물론 앤서니의 입지도 흔들릴 수밖에 없다.

연인은 아니지만 선수와 팀 사이에도 궁합은 있다. KT는 탄탄한 조직력으로 승부를 거는 팀이어서 센터 역할을 하기엔 키(198.1㎝)가 작은 제스퍼가 녹아들 틈이 있었고 아이반은 KCC에 국내 최장신 센터 하승진(221㎝)이 존재, 훨씬 가벼운 마음으로 골밑을 누빌 수 있었다. 아직 제 자리를 찾지 못한 앤서니가 다른 두 존슨처럼 활약하길 기대하려면 전술 변화 등 팀의 도움이 필요해 보인다.

채정민기자 cwolf@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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