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독자마당] 대학등록금 후불제 근본 원인 눈감은 땜질 처방

MB정부가 내년 1학기부터 대학 등록금으로 고생하는 서민들을 위해 '취업 후 학자금 상환제도'(이하 등록금 후불제)를 실시한다. 이 제도는 학자금 대출을 한 대학생이 대학을 졸업하고 소득이 발생한 시점부터 원금에 이자를 가산하여 상환하게 하는 것으로, 그동안 등록금을 마련하지 못해 휴학하여 돈을 벌거나 아예 자퇴를 하는 학생들을 위해 마련한 제도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등록금 후불제를 마냥 서민을 위한 제도라고 볼 수만은 없다. 현재 책정된 등록금 후불제의 이율은 약 6%에 달하는 수준으로 매우 높은 데 비해, 청년 실업과 비정규직 문제는 여전히 해결되지 않고 있으며 이런 상황에서 갓 취업한 졸업생들에게 높은 이자를 갚으라고 요구하는 것은 그들의 경제적 기반을 무너뜨리는 것으로밖에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등록금 후불제는 비싼 등록금 문제를 단순히 졸업 후로 유예시킬 뿐인 땜질식 처방에 지나지 않는다는 것이다. 따라서 등록금 후불제는 MB정부의 공약이었던 '반값 등록금'과 같이 등록금 인하 또는 등록금 상한제와 함께 시행되지 않는다면 등록금의 본질적 문제를 해결하지 못할 것이다.

대학생들이 매년 등록금 투쟁을 하는 것은 등록금을 인하시키거나 최소한 동결시키고자 하는 생각에서 비롯된 행동이며, 터무니없이 비싼 등록금을 나중에 소득이 생기면 갚겠다는 의미로 하는 투쟁이 아니라는 것을 MB정부가 고려해 주었으면 한다. 이슬아 (경북 경산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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