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엣지! 경제] 삼성도 '이재용 체제'…'오너중심' 회귀

삼성그룹이 15일 사장단 인사를 통해 '이재용 체제'를 가속화하는 등 국내 주요 대기업들이 올해 정기인사에서 '오너(창업주) 중심의 경영체제'를 다지고 있다.

◆젊어진 삼성, 이재용 삼성경영 정점에

이건희 전 회장의 외아들인 이재용(41) 삼성전자 전무는 이번 인사에서 부사장 승진과 함께 그룹 핵심인 최고운영책임자(COO, Chief Operating Officer)를 맡았다. COO는 기업 내 사업을 총괄하는 책임자 자리로, 국내 기업에서는 수석 부사장이 겸임하는 직책으로 알려져 있다. 이재용 부사장에게 COO를 맡기는 것은 명실상부한 그룹 경영의 승계자로 전면에 나선 것을 의미한다. 이윤우 삼성전자 부회장이 이사회 의장직을 맡으면서 경영 일선에서 물러난 점과 이재용 부사장의 부각은 이번 사장단 인사에서 오너 일가와 전문 경영인에게 엇갈린 '명암'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대목. 또 삼성은 이번에 사장으로 승진한 10명 중 9명을 만 55세 미만으로 채워 '젊은 피' 중심의 '이재용 부사장 체제'를 예고했다.

◆주요 대기업들도 오너 일가 중심

정의선(39) 현대기아차 그룹 부회장, 정용진(41) 신세계그룹 부회장, 정몽혁(48) 현대종합상사 회장, 허세홍(40) GS그룹 전무 등은 올해 각 그룹 인사에서 두각을 나타낸 오너가(家)의 인물이다. 이재용 부사장과 절친한 사이로 알려진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은 8월 기아차 사장에서 승진해 현대차로 옮겼다. 정몽구 현대기아차 회장의 아들인 정 부회장은 해외 산업 현장 시찰 등 국내외에서 왕성한 활동을 펼치면서 '차세대 주자'로서 검증 과정을 거치고 있다. 향후 현대기아차의 임원 인사에서는 정 부회장 체제를 어떻게 공고히 할지 재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삼성가에서 갈라져 나온 신세계그룹도 지난달 정기 임원인사를 통해 오너인 이명희 회장의 아들인 정용진 부회장을 그룹의 주력사인 신세계의 총괄 대표이사로 임명했다. 신세계에서도 전문경영인인 구학서 부회장이 대표이사직을 내놓았고, 백화점업계에서 잔뼈가 굵은 석강 대표와 이경상 이마트 대표가 상임 고문으로 물러앉는 등 '오너 일가 부상, 전문 경영인 퇴진'의 공식이 적용됐다. 정 부회장의 여동생인 정유경 조선호텔 상무도 부사장으로 승진, ㈜신세계로 자리를 옮겨 오너 경영 체계에 힘을 보태고 있다.

현대중공업그룹은 최근 인수한 현대종합상사 회장으로 정몽혁 전 현대오일뱅크(옛 현대정유) 사장을 내정했다.

정 회장은 고 정주영 전 현대그룹 명예회장의 다섯째 동생인 고 정신영씨의 외아들로, 이번 인사를 통해 범현대가(家)의 경영 일선으로 돌아온 셈이다.

GS그룹에서도 오너 일가의 승진이 눈에 띄었다. GS칼텍스 인사에서 허동수 회장의 장남인 허세홍 싱가포르 현지법인장이 상무에서 전무로 승진했고 ㈜GS의 인사에서도 허창수 GS그룹 회장의 사촌 동생인 허용수 사업지원팀장이 전무로 승진했다.

김교영기자 kimky@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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