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시민기자]"새끼들 돌보려니 12월이 농번기"

하우스 재배농 김의재씨

방울토마토 하우스에서 일하고 있는 김의재씨 부부
방울토마토 하우스에서 일하고 있는 김의재씨 부부

"농한기라고들 하는 겨울이 더 바빠요."

구미시 고아면의 한 하우스 시설 채소 재배 농장을 찾은 것은 지난 12월 초순.

하우스 문을 열고 안으로 따라 들어가자 진한 토마토 냄새가 가득하다. 파란 방울토마토가 무릎 위까지 자라 노란 꽃을 피우기도 하고 탱글탱글 달린 열매가 싱싱하게 손님을 맞는다. 벼농사가 끝나는 무렵인 10월 말에 심어서 내년 1월 중순이면 수확이 시작된다. 지금이 가장 손도 많이 가는 시기다. 수정하기, 온도 맞추기, 공기 순환시키기, 햇볕 쪼이기, 덮개 씌우고 벗기기를 반복한다. 토마토는 날씨와 관계가 있어서 일조량이 풍부하면 당도가 더욱 높다고 한다. 하루에 한번 낮잠 자는 시간도 있어 그때는 어둡게 덮개를 덮어 주어야 한다. 아기를 돌보듯 애지중지, 새벽부터 저녁까지 하루가 어떻게 가는지 모를 지경이다. 당도를 높이기 위해 토마토에 바닷물을 준다.

'하엽제거' 중이던 이곳 '태양농장'의 김의재(51)씨와 아내 정경천(49)씨가 쪼그렸던 허리를 폈다. "벼농사 짓는 데 99번 손길이 간다는 말이 있는데 방울토마토도 그 몇배 이상 신경을 써야 합니다."

하우스 일을 마무리한 김씨 부부는 다시 한우 축사로 향했다. 한우들의 겨울나기도 소홀히 할 수 없다. 15마리의 한우 식구들에게 여물도 챙겨주고 얼마 전 태어난 송아지 두마리가 추위에 떨까 축사 바람막이 시설에도 손을 댄다. 겨우내 먹일 여물 둥치가 보기 좋게 쌓여있다. 축사 인근엔 또 토종닭 40마리가 소와 함께 시끄럽게 합창을 해댄다.

김씨는 총각 때부터 농사일을 해 왔기 때문에 실기는 베테랑급이지만 유기농에 대한 이론 정립이 부족하다고 느껴 농학에 대한 책도 손에서 놓을 수 없다.

"이제 한달 정도만 있으면 본격적 수확이 시작된다, 모두 도매와 인터넷으로 판매를 하고 있어 판로 점검과 관리도 소홀히 할 수 없다"며 "내년에 유기농 고추재배도 하고 축사도 더 넓힐 계획이라 어느 때보다 더 바쁠 것 같다"며 환하게 웃었다.

최유선시민기자 yousun@hanmail.net

도움:김대호기자 dhkim@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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